더 편한 조건도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다시 한번 자신에게 베팅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구단은 16일(한국시간) 내야수 김하성(30)과 1년 2000만 달러(294억 2000만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9월초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애틀란타로 이적, 24경기에서 주전 유격수로 뛰며 타율 0.253 출루율 0.316 장타율 0.368 3홈런 12타점 기록했던 그는 애틀란테와 동행을 1년 더 이어가게 됐다.
애틀란타는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온 순간부터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됐다. 김하성이 자신이 원하는 주전 유격수로 뛸 수 있는 팀이고,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주릭슨 프로파 등 기존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1년 2000만 달러라는, 짧고 굵은 계약에 합의했다. 옵트아웃을 하지 않을 경우 받을 금액이 1600만 달러였기에 결과적으로 성공한 선택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계약 기간이다. ‘ESPN’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제프 파산은 “김하성이 다년 계약 기회가 있었으나 애틀란타 복귀를 택했다. 주전 유격수로 뛰면서 다음 해 FA 시장을 다시 노리게 됐다”고 평했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MK스포츠에 “윈터미팅 기간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고 있다. 다년 계약 제의가 수두룩했다”고 귀띔했다.
이 다년 계약중에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영입하려는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하성은 이를 뿌리치고 1년 계약을 택했다.
2026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다음 해 이적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지난 오프시즌과 상황이 비슷하다. 그때도 김하성은 다년 계약을 뿌리치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제안한 탬파베이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과정은 살짝 다르다. 지난 오프시즌 그는 어깨 수술을 받은 이후 재활중이었다. 보장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2년 계약에 1년 뒤 옵트아웃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번에는 그런 안전장치없이 계약했다. 대신 1년 전보다 더 건강한 상태로 시즌 준비에 임한다. 김하성은 지난 7월 복귀 후 허리 부상으로 두 차례 이탈했지만, 9월 애틀란타 이적 이후에는 24경기를 소화하며 건강함을 보여줬다.
김하성이 다년 계약 제의를 마다하고 1년 계약을 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베팅한 김하성이 2026년 어떤 한 해를 보낼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