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모자를 눌러쓴 사진에서는 낯설 정도였고, 모자를 벗은 사진에서는 익숙한 얼굴이 돌아왔다. 서예지가 굳이 ‘가려진 얼굴’부터 공개한 이유는, 변신이 아니라 선택에 가까웠다.
배우 서예지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짧은 문구는 “사랑하고…감사합니다”였지만, 사진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한 근황 공개를 넘어 ‘촬영의 맥락’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먼저 공개된 사진 속 서예지는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눈가가 다소 부어 보이고, 코 주변에는 주근깨가 도드라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는 실제 피부 변화가 아니라 촬영 콘셉트에 따른 분장 상태를 그대로 공개한 장면으로 보인다. 평소 깨끗한 피부 결로 잘 알려진 서예지의 이미지와는 의도적으로 대비되는 설정이었다.
이후 이어진 사진에서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모자를 벗은 컷에서는 익숙한 얼굴선과 정돈된 인상이 드러났고, 함께 공개된 사진들에서는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촬영 현장과 스태프, 지인들과 함께한 모습도 확인됐다. 즉, 앞서 공개된 ‘주근깨 얼굴’ 역시 변신이나 근황 변화가 아니라 촬영 중 한 컷을 가감 없이 공유한 선택에 가까웠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공개 순서였다. 완성된 이미지가 아닌, 분장 상태 그대로의 사진을 먼저 공개한 뒤 맥락이 이어지는 사진들을 덧붙였다. ‘꾸미지 않은 나’를 강조하려는 연출이라기보다, 촬영 과정의 일부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 방식이었다.
탄산음료 병에 붙은 자신의 CF 이미지,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의 자연스러운 포즈까지 모두 같은 흐름 안에 놓였다. 분장 컷 역시 이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만들어진 결과보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이번 사진 공개는 이미지 변화에 대한 해명이라기보다, 오히려 콘셉트 소비 방식에 대한 정리에 가깝다. 주근깨와 부은 얼굴은 ‘지금의 상태’가 아니라 ‘연출된 장면’이었고, 서예지는 그 장면을 굳이 걸러내지 않았다.
2013년 데뷔 이후 꾸준히 이미지 소비의 중심에 서온 서예지에게 이번 공개는 변신 선언도, 파격도 아니었다. 촬영 콘셉트 그대로를 먼저 보여준 선택. 그 자체가 이번 사진의 핵심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