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LG 트윈스)이 제2의 김진성이 될 수 있을까.
LG는 지난 22일 “투수 장시환과 포수 김민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된 장시환은 패스트볼이 강점인 우완투수다. 이후 히어로즈, KT위즈, 롯데 자이언츠 등을 거친 뒤 2020시즌부터 올해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동했다. 2025시즌까지 뛰었던 황재균, 오재일(이상 KT), 정훈(롯데)이 모두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는 현재 현대 출신 마지막 현역 선수다.
돌이켜보면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였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기에는 18연패의 심수창을 넘어 무려 19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통산 성적은 416경기(787이닝) 출전에 29승 74패 34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5.31. 올해에는 한 차례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퓨처스(2군)리그 9경기(8.2이닝)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이후 장시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한화에서 방출됐지만, 다행히 LG가 있었다. 장시환의 패스트볼에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판단했고, 그를 영입했다.
‘헌신좌’ 김진성이 연상되는 행보다. 2004년 2차 6라운드 전체 42번으로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의 부름을 받은 김진성은 이후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등을 거쳐 2022시즌부터 LG에서 활약 중인 우완투수다. 통산 766경기(764이닝)에서 52승 42패 40세이브 160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마크했다.
이런 김진성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2021시즌이 끝난 뒤 NC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꾸준히 몸을 만들었고, 9개 구단 단장, 감독 등에게 직접 전화를 돌리며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차명석 LG 단장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진성은 차 단장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2022시즌 67경기(58이닝)에 나서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3시즌에는 80경기(70.1이닝)에 출격해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을 작성하며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김진성은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71경기(70.1이닝)에서 3승 3패 1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올리며 LG 불펜진을 든든히 지켰다. 올해 활약 역시 좋았다. 78경기(70.2이닝)에 나서 6승 4패 1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적어냈다. 이런 김진성을 앞세운 LG는 V4의 위업과 마주할 수 있었다.
2026시즌 2연패 및 왕조 구축을 노리는 LG이지만, 불펜에서만큼은 분명한 약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시환이 김진성처럼 화려하게 부활한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터. 과연 장시환은 제2의 김진성이 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