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이 2026시즌에도 공룡군단의 장타력을 책임질 수 있을까.
지난 200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5번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지명된 데이비슨은 우투우타 내야 자원이다. 이어 시카고 화이트삭스, 신시내티 레즈, 애리조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을 거쳤으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306경기에서 타율 0.220 54홈런 1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9를 작성했다.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224개의 아치를 그린 데이비슨은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23시즌 타율은 0.210에 머물렀지만, 44타점과 더불어 19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며 확실한 장타력을 입증했다.
이후 데이비슨은 2024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으며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 초에는 다소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곧 중심 타자로 맹위를 떨쳤다. 구단에서 배포한 스카우팅 리포트로 공부한 것은 물론, 자신만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따로 만드는 등 부단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최종 성적은 131경기 출전에 타율 0.306(504타수 154안타) 46홈런 119타점 OPS 1.003. 이로써 데이비슨은 타점 2위, 장타율 2위에 올랐으며, 지난 2016시즌 에릭 테임즈 이후 8년 만의 NC 소속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올해에는 다소 부침이 있었다. 허리와 햄스트링, 갈비뼈 부상 등에 신음한 것. 그래도 112경기에서 타율 0.293(386타수 113안타) 36홈런 OPS 0.965를 적어내며 ‘건강’할 경우 위력은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 ‘득점권에서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중·후반 주자가 있을 때도 맹타를 휘두르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런 데이비슨을 앞세운 NC는 막판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기적의 5강행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후 데이비슨은 시즌 후 NC와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2만 5천 달러, 연봉 97만 5천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내용에 눈이 간다. 당초 2024시즌이 끝난 뒤 맺었던 1+1 옵션 계약을 했을 경우 최대 170만 달러(보장 130만 달러, 옵션 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 계약 탓에 옵션으로 받을 수 있었던 40만 달러가 사라졌다. 데이비슨의 배려였다. 이 밖에 그는 NC가 계약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자 기다려주는 등 공룡군단에 진심임을 보여줬다.
재계약을 맺었을 당시 데이비슨은 “창원에 다시 돌아오게 돼 정말 설렌다. 벌써 세 번째 시즌인데, 팬들과 구장 모두 이제는 저와 가족에게 집처럼 느껴진다. 다시 한 번 성공적인 시즌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다이노스가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NC 팬 여러분은 저에게 또 하나의 가족과 같다. 다시 만날 날을 정말 기다리고 있다. 항상 열정적인 응원으로 저와 팀에 에너지를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보내주시는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다가오는 시즌 역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 분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팬들에게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데이비슨은 올해 0.314(551타수 173안타) 50홈런 158타점 장타율 0.644 출루율 0.381 OPS 1.025를 올린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2026시즌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데이비슨이 홈런왕을 탈환할 경우 NC의 순위 역시 더 높은 곳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비슨은 “다음 시즌 목표는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꾸준히 팀에 기여하는 것이다. NC가 긴 포스트시즌(PS)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모든 면에서 더 발전하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데이비슨은 내년 화끈한 장타력을 폭발시키며 NC의 선전을 이끌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