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선 아나, 사이버 테러에도 고소가 쉽지 않은 ‘참담한’ 현실 [이근승의 믹스트존]

곽민선 아나운서는 1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명이 보낸 다수 다이렉트 메시지(DM)를 공개했다. ‘명백한’ 사이버 테러였다. 곽민선 아나운서의 남편인 송민규가 전북 현대를 떠나 FC 서울 유니폼을 입자 이와 같은 사이버 테러가 발생했다.

축구계에선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사이버 테러가 반복적으로 발생 중이다. 하지만, ‘악플도 사랑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이니까 참아야 한다’는 ‘비상식적인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한 개인이 사이버 테러를 감내하고 이겨내야 하는 판이 됐다. 현재 K리그에선 선수뿐 아니라 선수의 가족, 심지어 축구계에 종사하는 프런트까지 심각한 사이버 폭력에 시달린다.

이와 같은 일을 바라볼 때마다 의문이 있었다. 왜 ‘대다수’는 사이버 테러 행위에 시달리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 고소하지 않을까. ‘MK스포츠’는 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표변호사에게 고견을 구했다.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사진 왼쪽)과 송민규. 한국 축구계는 ‘선수 개인의 문제는 개인이 풀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 것일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표변호사. 사진=강윤경 변호사 제공

강윤경 변호사는 독립운동가 故(고) 강재후 선생의 증손녀다. 강윤경 변호사는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라면 발 벗고 나서는 법률가로도 알려져 있다. 2019년 총선에선 부산 수영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서 낙선하긴 했지만, 민주당 후보로는 지역구 사상 최초 득표율 40%를 넘어선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었다.

‘MK스포츠’가 강윤경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다.

1월 21일 곽민선 아나운서가 공개한 사이버 테러 피해. 사진=곽민선 아나운서 SNS

Q. K리그1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송민규의 아내 곽민선 아나운서가 명백한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 곽민선 아나운서가 공개한 사이버 테러 행위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 일기장에 써야 하는 배설을 어떻게 상대방에게 쏟아낼 수 있을까 싶다. 법률가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이해가 안 된다. 막말이 난무하는 시대인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안 좋다.

Q. 축구계만 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참아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법률가의 입장만 생각하면, 참을 필요가 없는 일이다. 고소해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고소하게 되면 더 큰 피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쉽게 말해 총알받이가 된다. 앞서서도 말씀 주셨지만, 축구계는 이런 일을 참고 또 참아왔다. 지금껏 외면해 온 일을 누군가 나서서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이른바 좌표가 찍히는 것이다. 가해자들이 하나로 뭉쳐서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거다. 누군가 앞장선다면, ‘부당한 일을 부당하다’고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넘어 이후 벌어질 일을 감내하고 이겨낼 힘이 필요하다. 가수이자 연기자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유가 한 예일 수 있다.

Q. 아이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나.

아이유는 엄청난 팬덤을 갖춘 슈퍼스타다. 아이유에게 협박, 모욕, 허위사실 유포 등을 행한 가해자들과 맞서서 아이유를 지켜줄 팬이 훨씬 더 많은 거다. 그런 스타가 고소하게 되면, 어떻게든 버틸 힘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국민적 스타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너무 큰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에 섣불리 ‘고소하시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한축구협회(KFA), 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 등이 연대해서 나서야 한다. 선수는 축구계의 소중한 자산이자 식구 아닌가. 보호해 줘야 한다. 보호는 어지럽혀진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곽민선 아나운서를 비롯한 대다수 축구계 구성원이 바라는 건 이와 같은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일 거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 이런 문제의 해결을 맡기면, 더 큰 상처를 입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어려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곽민선 아나운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만약 사이버 테러를 고소하게 된다면 처벌은 어느 정도 수위인가.

이것도 문제다. 벌금형으로 끝난다. 벌금을 내고 아무런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가해자가 ‘내가 잘못했으니 앞으론 그러면 안 되겠구나’라고 반성할 가능성은 낮다. 가해자가 활동하는 특정 커뮤니티, SNS 등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더 큰 사이버 테러를 도모하고 피해자에게 더 큰 아픔을 안기고자 악을 쓸 거다. 그게 현실이다.

Q. 참담하네.

곽민선 아나운서가 공개한 피해를 보면, ‘빠따로 쳐서 죽여버린다’는 문구가 있다. 특히, ‘빠따’는 흉기다. 이는 ‘특수 협박죄’가 될 수 있다. 매우 나쁜 죄질이다. 그런데 고소한다고 치자. 가해자는 ‘나는 실행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냥 사이버상에서 우리끼리 하는 말이다. 내가 진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그런 일을 저지르겠나’라고 주장할 거다. 그러면 형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단, 이 사람이 상습적으로 곽민선 아나운서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면, 상습적인 특수 협박이기 때문에 형량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악담이 반복되면, 실행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곽민선 아나운서가 홀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신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이거다.

Q. 그게 무엇인가.

사이버 테러를 한 모든 이를 고소하는 거다. 깡그리 고소해야 한다. 가해자를 처벌할 목적도 있지만, 피해자가 ‘나는 불의에 참지 않는다’란 메시지를 주는 큰 효과가 있다. 단, 이후에도 이런 일이 반복됐을 때 상대가 수십 명이든 수백 명이든 ‘나는 참지 않는다’란 의지도 있어야 한다. 한 명이나 소수의 가해자를 고소하면, 잠잠해진 뒤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피해자가 독한 마음을 먹어야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송민규(사진 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Q. 커뮤니티와 SNS 메신저가 활성화되면서 선수뿐 아니라 프런트도 엄청난 악플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곤 한다. 선수, 프런트 등이 이와 같은 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법률가로서 조언해 줄 게 있을까.

답은 하나다. 연대해야 한다. 앞서서 말했다시피 KFA, 연맹, 구단 등 모두가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면해선 안 된다.

Q. 만약 협회, 연맹, 구단 등이 나선다면 당장 무슨 일부터 해야 하나.

우리 사회엔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인식이 있다. 프로축구 선수는 사회에서 고액 연봉자에 속한다. 일부 사람들은 ‘큰돈을 벌고,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면, 이 정도 공격은 당연하다’고 확신한다. 그 확신이 현대 사회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이번 일을 포함해 ‘이런 건 명백한 잘못’이라는 걸 공표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땐 ‘연대해서 맞선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전달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이기 전 한 사람으로서 혼자서 사이버 테러에 맞서는 건 반대한다. 큰 고통이 수반되는 매우 어려운 길이다.

FC 서울에 입단한 송민규. 사진=FC 서울

Q. 정치권과도 인연이 있지 않나. 정치권은 이런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서 관심이 없나.

정치인은 표가 있어야 산다. 냉정하게 말해서 정치인이 앞장서서 축구계의 사이버 테러 문제를 공론화하거나 해결할 필요가 없다. 정치인에겐 대다수의 투표권이 스타의 투표권보다 세다.

Q. ...

온라인 커뮤니티를 대중의 목소리로 판단하는 정치인이 늘었다. 참 안타까운 얘기지만, 한국 사회는 큰 희생이 따라야 움직인다. 큰 희생이 발생한 뒤 관련된 보호 체계, 법률안이 생긴다. 대중과 스타가 맞섰을 때 스타가 올바른 편에 서 있다고 한들 스타의 편을 들 정치인은 거의 없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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