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구준엽의 아내이자 대만 톱스타였던 서희원(쉬시위안)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감기에서 시작됐다’는 알려진 경과 뒤에 기저질환과 임신중독증 이력이 겹치며 치명적 결과로 이어졌다는 의학적 분석이 공개되면서다.
지난 3일 방송된 KBS2 ‘셀럽병사의 비밀’은 한국과 대만 양국에서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불렸던 구준엽·서희원 부부의 사연을 재조명했다.
특히 중증외상센터 작가이자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은 서희원의 사망을 급성 폐렴으로 규정하면서도 “일반적인 경과와는 달랐다”며 왜 치명적이었는지를 짚었다.
서희원은 지난해 2월 가족과 일본 여행 중 가벼운 미열과 감기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증상은 빠르게 악화됐다. 여행 닷새째 현지 병원으로 이송된 뒤 급성 폐렴이 패혈증으로 번지며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각종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낙준은 “폐렴 자체가 위험한 질환이지만 이렇게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기저질환의 영향을 강조했다. 그는 서희원이 둘째 임신 당시 임신중독증(자간전증)과 단백뇨를 겪었고, 심장 판막 이상(승모판 관련 소견)이 겹치며 고위험군에 해당했을 가능성을 설명했다.
“폐에 염증이 생기면 폐가 딱딱해지면서 심장 부담이 급증한다. 이미 심장이 약한 상태라면 심부전·폐부전으로 연쇄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만성질환자에게 열이 내려가는 현상은 회복이 아니라 몸의 방어가 꺼지는 신호일 수 있다”며 당시 큰 병원으로의 전원이 필요했을 상황을 짚었다. 서희원은 귀가를 원했고 가족들은 귀국 항공권을 준비했지만 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다. 이후 14시간에 걸친 집중 치료에도 끝내 숨을 거뒀다.
사망 1주기를 맞아 대만 신베이시 진바오산 묘지에서는 추모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미소 짓는 동상은 구준엽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준엽은 아내에게 쓴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 같이 있자”는 마음을 전했다. 사망 이후 거의 매일 묘지를 찾았다는 근황도 전해졌다.
서희원은 드라마 ‘유성화원’에서 여주인공 산차이로 아시아 전역의 사랑을 받은 배우다. 1990년대 후반 연인으로 만났다가 헤어졌던 두 사람은 20여 년 만의 재회 끝에 2022년 부부가 됐다. 짧았던 결혼 생활은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