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던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간절함으로 뛰고 있다” 10년 차 베테랑 이시몬의 각오 [현장인터뷰]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이시몬(34)은 경기 시작을 웜업존에서 하는 것이 익숙한 선수다. 이번 시즌 23경기 출전했는데 1세트에 선발로 나선 경기는 단 네 경기, 선발로 시작한 세트는 21세트에 불과하다.

많은 기회를 잡지는 못하고 있지만,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가 그랬다. 1세트 김지한, 3세트 알리를 대신해 들어가 침착한 리시브로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고 4세트는 한성정과 함께 선발로 나섰다. 공격 점유율은 12.37%로 높지 않았지만, 성공률 75%로 9득점 기록했다. 여기에 리시브 효율은 36.84% 기록했다.

이시몬은 10일 대한항공과 경기 교체 출전,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진 제공= KOVO

1세트 상대 아포짓 러셀의 서브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그는 “다시 나와서 동료들에게 장난스럽게 ‘복수해주자’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기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어떻게든 이기려고 뛰어다녔는데 이겨서 좋다”며 통쾌했던 역전승을 돌아봤다. “1세트 이후 ‘다시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또 믿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시몬과 함께 교체 투입됐던 한상정은 “우리끼리 ‘누구라도 먹었을 거다. 그만큼 강한 서브였다’며 서로를 위로했다. 팀원들도 ‘나와 시몬이 형이 못 막았으면 누구나 못 막는 거’라고 해줘서 고마웠다”며 말을 더했다.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지만, 이시몬은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많이 아쉽다”며 마무리를 향해가는 2025-2026시즌에 대해 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송명근의 보상 선수로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이적한 그는 “비시즌 기간에는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없다 보니 연습 경기도 자주 뛰고 그랬는데 대표 선수들이 돌아오고 시즌이 되니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자주 자책했다”며 아쉬웠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시몬은 이번 시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도 서서히 팀에 적응해가고 있다. 사진 제공= KOVO

기회를 얻지 못하던 것에 자책하던 그는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경기가) 끝나기 전에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뛰는 거 같다”며 자책을 간절함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성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몬과 홍익대학교 동문이자 룸메이트인 그는 “시몬이 형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적응했다. 자기 실력이 나오는 거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시몬과 마찬가지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그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뛸 수 있을 때 내 실력을 보여주자, 이런 생각으로 하다 보니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마음가짐에 대해 말했다.

이시몬은 “선수들이 가족같이 생활하고 같이 울고 웃는 것은 어느 팀이나 똑같다. 후배들에게 잘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후배들도 어려워하지 않고 잘 다가와 줘서 불편한 것 하나 없이 적응하고 있다”며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시몬은 통산 리시브 효율 41.31%로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공격에서는 100득점 이상 기록한 시즌이 세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공격 성공률 46.56%, 효율은 25.28% 기록중이다.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주목받는 선수다.

10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를 끝낸 뒤 인터뷰를 가진 한성정과 이시몬. 사진(인천)= 김재호 기자

그는 “박철우 감독님이 매일 하시는 말씀이 ‘공격을 잘하고 있으니 신경 쓰지 마라’인데 가끔 한 번씩 ‘너는 공격만 잘하면 할 수 있다’는 말도 해주신다. 요즘 공격 관련해 지도를 받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현역 시절 공격력으로 인정받았던 박철우 대행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들어가는 스텝이나 공의 위치, 공을 때리는 방법 등을 세밀하게 얘기해주고 계신다. 프로에 와서 이렇게 하나하나 다 알려주는 경우는 많이 없다. 본인이 해가면서 찾아야 하는 건데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다”며 재차 박철우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직선 공격이 잘돼서 그것만 밀고 나갔는데 상대가 이제는 그것만 막으려고 하고 있다. 여덟 살 아들까지도 나한테 ‘직선으로 때리지 마라. 왜 나도 알고 있는데 그렇게 때리냐? 대각 공격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덕분에 조금 나아지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박철우 대행이 ‘선수는 끊임없이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한 말에 크게 공감한다고 밝힌 그는 “공격만이 아니라 좋아질 수 있는 것은 뭐든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를 떠나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모든 부분에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적지 않은 나이에도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인천=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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