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세터 김다인(28)은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최고 세터 중 한 명이다.
기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7경기에서 104세트를 소화하며 가장 많은 1136개의 세트를 성공시켰다. 세트당 10.923개로 김지원(GS칼텍스)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이윤정(도로공사)와 함께 가장 안정적으로 주전 세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1위 도로공사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줬다. 세트당 12개의 세트를 성공시키며 팀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서브에이스와 2단 공격으로 2득점도 올렸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아무래도 (강)소휘보다는 (김)세인이가 높이가 낮기에 그 부분을 활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세인이도 공격이 좋고 잘하는 선수이기에 우리 것에 집중해서 하려고 했는데 잘 이겨냈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1위 팀과 대결이었지만,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봄 배구를 가든, 우승하든 결국에는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과가 온다”며 “남은 시즌도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오늘은 나도 팀도 안풀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팀 전체로 이겨냈다. 앞으로도 팀으로 잘해 나가면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이날 이윤정과 세터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그는 자신이 이번 시즌 여자부 최고 세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을까? 그는 “그런 느낌은 전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주장으로서, 주전 세터로서 책임감을 전했다. “어떻게 하면 주장으로서, 세터라는 위치에서 팀을 더 잘 이끌 수 있을지, 공격수들이 더 편하게 때리게 할 수 있을지, 공격수들이 어떤 공을 좋아할지 그런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같은 팀 아웃사이드 히터인 자스티스는 “스파이커에게 공을 그냥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표정 상태를 확인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세터다. 팀에 왔을 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팀 동료를 높이 평가했다.
자신을 ‘빠른 토스를 잘 때리지 못하고 아무거나 때리지 못하는 선수’라고 말한 자스티스는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많이 해결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배구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소통하고 있다”며 세터와 호흡에 대해 말했다.
이 경기에서 1, 4세트 더블 스위치로 김다인을 교체하며 잠시 숨 돌릴 틈을 줬던 강성형 감독은 “움직임이 많아서 체력적인 부담이 있겠지만, 체력에 문제가 없다면 낮고 빠르게 미들을 활용한 배구를 본인이 잘 이해하고 있고 수행도 잘하고 있다. 공격수들이 받쳐준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전 세터를 칭찬했다.
김다인은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 “당연히 힘들다”며 웃었다. 그는 “오늘도 우리가 뭔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기를 쓰고 하는 느낌이라 경기가 끝나면 힘이 하나도 없다. 잘 자고 잘 먹으면 괜찮을 것이다. 감독님도 경기가 없는 날에는 잘해주시는 분이다. 지금 이 시기는 모든 선수가 힘들고 압박감도 느낄 것이다. 모두가 똑같다”며 체력 부담은 누구나 느끼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 여자부에서 가장 좋은 세터인 그는 이 모습을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여러 보상이 뒤따를 것이다. 베스트7 등 개인상도 노릴 수 있고, FA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과정이 좋으면 결과는 따라오기 마련”이라며 자신의 신조를 언급했다. “FA는 기다려 왔는데 막상 때가 되니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자신이 할 일에 집중할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개막전 약체로 분류됐던 현대건설이지만, 시즌이 후반부를 향해가는 지금 이들은 1위를 노리고 있다. 이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김다인은 “우리는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팀으로 싸우고 있다. 각자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중”임을 강조했다.
이어 “솔직히 시즌 들어오면서 나도 물음표였다. 나도, 팀도 같이 성장하는 시즌이 되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다 같이 잘 싸워줘서 우리가 지금 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즌도 힘을 모아 잘 이겨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