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아저씨’ 윤경호, 조연상에 눈물…“길고 오래가고 싶다”

배우 윤경호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남우조연상을 거머쥐며 자신의 이름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잔치를 즐기러 왔다던 그는 무대에 오른 뒤 “진짜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고, 웃음으로 시작한 소감은 오래 배우로 남고 싶다는 진심으로 이어졌다.

3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는 전현무와 임윤아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윤경호가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배우 윤경호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남우조연상을 거머쥐며 자신의 이름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날 윤경호는 이상이, 이광수, 정문성, 진선규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했다.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무대에 올라서도 쉽게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윤경호는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문을 연 뒤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는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다. 저는 잔치라고 생각하고 왔다”며 애초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기실에서 벌어진 일화도 공개했다. 전현무가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자, 다른 배우가 상을 받더라도 농담 삼아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윤경호는 뜻밖에 그 말이 현실이 되자 “죄송하다. 너무 주책맞죠?”라며 멋쩍게 웃었다.

신인상부터 시상식을 지켜보며 느꼈던 마음도 전했다. 그는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있구나 싶었다. 이들과 함께하는 게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 상을 받게 돼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상의 공은 작품을 함께 완성한 동료들에게 돌렸다. 윤경호는 작품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 뒤 “절대 혼자서 받을 수 없는 상이다. 함께한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박지훈을 비롯한 배우와 제작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감사 인사가 이어지던 무대에서 가장 깊게 남은 말은 따로 있었다. 윤경호는 “제가 워낙 말이 많아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자신이 배우로서 품고 있는 꿈만큼은 또렷하게 밝혔다.

그는 “계속 길고 오래 가고 싶은 게 꿈이다. 그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앞으로 그 자리를 잘 지켜가라는 의미로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 번의 화려한 수상보다 오랫동안 현장을 지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고백이었다.

소감을 마치려던 순간에는 가족이 떠올랐다. 윤경호는 “그래도 가족들에게는 인사를 해야겠죠?”라며 아내와 자녀들을 부른 뒤 다시 눈물을 쏟았다.

이어 “좀 더 근사하게 하고 싶었는데 주책없이 눈물이 흐른다”며 “시간 관계상 간단히 소감을 하라고 하는데 하고 싶은 말은 많다”고 덧붙였다. 짧게 해달라는 요청에도 감사해야 할 얼굴들이 계속 떠오른 듯, 그는 쉽게 마지막 말을 끝내지 못했다.

이번 수상은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와도 맞물렸다. 윤경호는 박진철 역을 맡아 소지섭, 최대훈과 함께 이른바 ‘안경 쓴 아저씨 3인방’으로 불리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했다.

극 중에서는 능청스러운 호흡으로 시청자를 웃게 했던 ‘안경 쓴 아저씨’가 이날 무대에서는 참아왔던 눈물을 쏟았다. 유쾌한 인물 뒤에 있던 배우 윤경호의 진심이 수상 소감을 통해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시청자들도 “김부장이 끝나자마자 상을 받았다”, “김부장으로 상을 받으면 더 크게 울 것 같다”, “안경 쓴 아저씨가 제대로 일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최근 작품으로 쌓아 올린 윤경호의 존재감이 이번 수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졌음을 보여줬다.

잔치를 즐기러 왔다가 주인공이 된 윤경호는 끝내 근사하게 준비한 말보다 솔직한 눈물로 무대를 채웠다. 그리고 “길고 오래 가고 싶다”는 한마디로, 그가 이번 상보다 더 오래 지키고 싶은 것이 배우의 자리임을 남겼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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