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프로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 등 2개의 무대가 양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PGA투어가 잘 알려져 있지만 유러피언투어 역시 치열한 경쟁과 높은 상금, 그리고 수많은 스타 선수들의 뛰어난 플레이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골퍼 김준(24)은 이 같은 유러피언투어에서 한국계 골프의 저력을 알리고 있는 선수다. 아직 국내에 이름이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단계를 차분히 밟아 나가고 있다.
러시앤캐시 배구단 김호철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김준은 10세 때인 지난 1997년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는 아버지인 김호철 감독이 이탈리아 프로배구리그에서 활약하는 시기였기에 자연스레 이탈리아에서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유럽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14세 무렵부터는 두각을 나타내 이탈리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혔고 16세에는 이탈리아 국적을 취득,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발탁되기까지 했다. 지난해 11월 바클레이스 싱가포르 오픈 우승자인 마테오 마나세로(20)나 12월 개최된 아시아-유럽 골프대항전 로열트로피에 유럽 대표로 출전한 에도아르도 몰리나리,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형제도 김준과 함께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활약한 골퍼들이다.
아마추어 시절의 김준은 이들 유명 골퍼들에 뒤처지지 않는 성적을 내 왔다. 각종 이탈리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크고작은 대회에서 11번의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과 2008년에는 국내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에 초청을 받아 출전하기도 했다.
프로로 전향한 2010년부터 작년까지 김준은 유러피언투어 3부리그 격인 알프스(Alps)투어에서 활약했다. 1년에 30여개의 대회가 치러지는 이 무대는 유러피언투어의 스타선수들 대부분이 거쳐 갔으며 김준 역시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올해부터는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로의 진출이 확정됐다. 최종 목표인 유러피언투어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국내 선수들과 비교하자면 25세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2부투어를 뛰는 것이지만 방대한 선수층을 갖춘 유럽의 골프환경을 감안한다면 순탄한 상승세라 볼 수 있다.
김준은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27세에서 35세까지가 골프 실력의 완숙기로 생각한다”며 “성급하게 큰 무대에 진출하기보다는 꾸준히 실력과 경험을 쌓아 대성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14세부터 혼자 유럽국가들을 돌아다니며 골프대회에 참가했던 김준은 20세가 넘어서까지 부모가 일일이 챙겨주는 국내 선수들과는 사뭇 다른 생활을 해 왔다. 대회 참가나 성적에 대한 고민, 기술에 대한 노력 등 언제나 스스로 답을 찾는 생활을 영위해 왔고 여느 유럽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일은 자신이 챙겨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왔다.
김준은 올해의 목표를 챌린지투어에서 상금랭킹 30위 안에 드는 것으로 정했다. 챌린지 투어에서 자리를 잡아 유러피언투어에 대한 확실한 준비를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2013년은 그에게 상당히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딱히 꼬집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차별이나 텃세를 이겨내는 것도 관건이다. 김준은 “유러피언투어의 시스템은 그 어느 곳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마련돼 있다. 다만 이탈리아는 보수적인 면이 있어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텃세는 어디에서든 마찬가지이며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는 성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이제까지 국내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고 전제 한 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유럽무대에서 성장을 해 온 만큼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무기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준은 1월 중순까지 가족과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낸 뒤, 유러피언 챌린지투어를 위해 다시 유럽으로 떠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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