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IA는 지난 10일 통산 2200승(2번째) 및 시즌 50승(5번째)을 기록했다. 그리고 SK를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KIA는 안타 19개와 사사구 6개를 묶어 12점을 뽑았다. 6득점의 빅이닝도 있었다. 지난 9일 경기와 데칼코마니(두산 12안타 7사사구 11득점)였다. 마운드의 이어던지기도 원활하게 잘 운용됐다.
전날 김태형 감독이 느꼈던 ‘승자의 여유’를 하루 뒤 김기태 감독이 만끽했다. 그런데 엉덩이를 의자 앞쪽으로 두고 두 발을 어디에 걸쳐 편히 관전할 정도는 아니었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김주찬은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5회 중심을 잃으며 박건우의 타구를 놓쳤다. 그러나 그 외에는 인상적인 활약상이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적시타를 때렸으며 4회 김재환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했다. 사진(서울)=김영구 기자
가장 큰 위기는 5회였다. 4회까지 2볼넷 노히트 피칭을 했던 선발투수 홍건희가 흔들렸다. 두산 타자들은 홍건희를 물고 늘어졌고, 투구수가 급격히 늘었다. 홍건희의 힘이 빠질 수밖에. 그리고 박건우는 2사 1,2루에서 홍건희의 3구(139km 속구)를 때렸다. 타구는 외야 좌중간으로 향한 가운데 좌익수 김주찬이 낙구 지점까지 따라갔다. 그대로 이닝 종료가 예상됐지만, 김주찬이 이를 놓쳤다.
김주찬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타구가 날아왔다. 하필 몸의 중심을 잃었다. 글러브에 들어간 줄 알았는데 맞고 나오더라”라며 “아쉬웠다. 그리고 (홍건희와 팀에)정말 미안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좌익수 뜬공이 아닌 2타점 3루타가 됐다. 노히트가 깨지면서 홍건희의 첫 피안타. 5점차 리드도 안심하기 어렵게 됐다. 마운드 위의 홍건희는 위태로웠다. 볼넷과 피안타 1개씩을 더 내주면서 3실점을 했다.
스코어는 5-3의 불안한 리드. 주자는 2명. 타석에는 전날 홈런을 때렸던 김재환이 등장했다. 홈런 한 방이면 역전이었다. 어느 때보다 신중한 대결. 이미 홍건희는 100구를 넘겼다. 그리고 풀카운트(7구) 끝에 김재환의 타구가 우익수 노수광에게 잡혔다. 5회에만 42개의 공을 던진 홍건희는 물론 KIA 선수단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스스로 괜찮다는 걸 보여줬다.
홍건희는 “5회 들어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힘이 떨어졌다. (박건우의 타구가)범타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김주찬 선배의 수비 미스는)경기 도중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주찬 선배가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런데 난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괜히 신경을 썼다가는 혼자 무너졌을 것이다. (팀 승리를 위해서도)긴장이 풀어지지 않게 더욱 집중을 했다. 그래서 (역전 허용 없이)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홍건희에겐 가슴 근육통 완쾌 후 복귀 무대였다. 건강한 홍건희는 역투를 펼쳤다. 공백기(7월 29일 마소-8월 10일 등록)가 길지 않아 감각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홍건희는 승리투수가 됐다. 거기에는 KIA 타선의 화끈한 지원이 뒷받침됐다. “공-수에서 야수들의 도움을 받아 고맙다”는 홍건희의 이야기대로 KIA는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다.
홍건희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5회 위기를 극복하면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지난 7월 이후 선발승만 3번이다. 사진(서울)=김영구 기자
그 중심에 김주찬이 있었다. 1회 무사 1,2루에서 중전안타를 치며 선제 득점을 올렸다. 이 안타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실수를 의식한 것일까. 6회 이후 2번의 타석에서 더욱 집중했다. 그리고 추가 득점이 필요할 때마다 김주찬은 힘을 냈다. 6회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어주더니 7회에는 1타점 2루타를 치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게 했다.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부상 복귀 이후 첫 멀티히트. 김주찬은 “(5회 수비 미스도 있었으나)그걸 떠나 팀이 이겨야 하니까 매 상황 최선을 다하려 한다”라며 “내가 없을 때도 다들 잘 치고 있다. 시즌 끝까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