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만에 인천 찾은 전쟁영웅 “야구장에 모인 사람들...감개무량”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야구장에 모이다니, 계속 발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야구장에 찾았으면 좋겠다.”

8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을 찾은 한 90세 노인의 말에는 떨리는 감격이 묻어있었다. 바로 그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영웅인 김순기옹이었다. 김 옹은 한국전쟁 전황을 일순간에 바꾼 인천상륙작전에 앞서 첩보작전인 '엑스레이' 작전 현장 지휘관으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디딤돌을 놓은 장본인이었다.

김순기옹은 이날 넥센과 SK의 경기를 관람했다. 지난 7일 부인 사치코 여사와 함께 방한한 김순기옹은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 내 해군 첩보부대 충혼탑을 찾아 참배했고 오후에는 SK 구단의 초청을 받아 야구장을 찾았다.

그와 인천은 엑스레이 작전이 아니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개성에서 태어난 김순기옹은 인천 송도중학교를 졸업했다. 1945년 해방병단에 입대했다. 해군 창립 멤버 70명 중 한 명이 바로 김 옹이다. 1963년 중령으로 전역한 뒤 현재 일본 교토에 살고있다. 인천은 66년 만이다.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 더욱 감격에 찬 모습이었다. 김 옹은 “내가 인천에 있을 때는 인구가 10만 정도였는데 지금 인천의 인구가 300만이라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엄청나게 발전할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했다”며 “과거에는 한자로 된 간판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전부 한글이나 영어로 되어 있는 것도 나에게는 매우 이채로운 느낌이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발전한 것에 미미한 힘이라도 보태었다는 게 나에게는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추억을 묻자 “아들이 어렸을 때 TV로 야구를 많이 시청했다. 당시 아들과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달라 누구를 응원하느냐를 두고 티격태격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덕담도 했다. 김 옹은 “야구장으로 오는 길에 프로야구가 많이 발전해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보니 66년 전에는 생각도 못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야구를 보고 있는데 계속 발전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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