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무대. 대표팀 조기탈락과 함께 대회 역대 최소관중이라는 흥행측면에서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원인은 무엇이고 개선점은 어떤 부분일까.
국내최초의 돔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던 이번 WBC는 흥행 면에서 아쉬움이 가득하다. 한국이 속한 A조 1라운드 6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 수는 5만2286명. 평균 관중으로 따져보면 8714명이다. 이는 4년 전 대만에서 열린 2013 WBC 당시 B조가 세웠던 종전 최소관중 기록 6만9834명과 평균 1만1639명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흥행 면에서 역대 최악의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고척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는 한국대표팀의 부진과 함께 역대 대회 최악의 흥행저조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꼽힌다. 우선 대표팀 경기력이 영향을 끼쳤다. 사상 최약체라는 평가가 일찌감치 기대감을 낮춘 마당에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부터 덜미를 잡히자 관심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고전이 예상됐던 네덜란드에게 무력하게 패하며 사실상 탈락이 확정되자 나름 빅경기로 꼽힌 대만전은 시작도 전에 김이 빠지고 말았다. 여기에 일부 선수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행동과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며 좋지 않은 분위기에 불까지 지폈다. 고척돔 수용인원도 원인이다. 대회를 위해 방한했던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고척돔의 규모가 다소 작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회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경기에 대한 예시였지만 당장 적은 수용규모의 경기장은 관중 동원 때 불리하게 작용된 측면이 있었다. 물론 만원관중 또한 한 차례도 없었듯 근본적인 관중동원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악재 또한 적지 않았다. 탄핵정국이 정점에 치달으며 정치상황에 대한 관심이 폭발해 WBC 이슈를 삼켰다. 또한 KBO리그 인기가 성장한 반대급부로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애정도가 이전에 비해 확실히 시들해졌다. 이런 환경 속 경기력마저 좋지 못하게 되자 결과적으로 흥행 면에서 맥을 못 춘 대회가 되고 말았다.
이번 대회는 대표팀의 경기력과 국내외 정세라는 각종 흥행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악조건 속 이를 타계할만한 내부적 전략은 없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은 이번 대회를 위해 각종 전광판 및 플래카드, 그리고 SNS를 통한 홍보에 열을 올렸으며 패키지 예매권 판매 등에 각별히 신경 썼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 중 선보인 전광판 이벤트나 해외 팬들 편의제공은 분명 다채롭고 흥미로웠다. KBO는 홍보에 있어 특별함 보다는 정공법으로 돌파했고 결과적으로 별다른 사고나 잡음 없이 대회를 마무리한 것에 의의를 삼았다. 다만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수많은 변수에 흥행세가 움츠러들고 말았다. 대표팀도 아쉽고 KBO도 같이 아쉬운 결과가 만들어진 셈.
KBO 측은 이번 대회 개최를 통해 국제대회를 열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국제야구계에서 한국이 일정 부분 기여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결국 과제는 노하우를 키우는 것이다. 야구관계자들도 “이러한 큰 대회를 거듭하며 야구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대표팀 야구에 대한 흥행과 관심도를 늘릴 가장 최선의 길”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 대만보다 작은 규모의 고척돔이 최선인 한국 입장에서 향후 치러질지 모를 국제대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해외사례 노하우 습득과 이번에 체득한 경험을 살리는 게 필수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