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제주마저 고개를 숙이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전원 탈락했다. 출전 티켓이 4장으로 증가한 2009년 이래 최악의 성적표다.
제주는 31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서 우라와 레드(일본)에 0-3으로 졌다. 1,2차전 합계 2-3으로 밀리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K리그는 더 이상 AFC 챔피언스리그의 강자가 아니다. 아시아 클럽 대항전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
K리그는 본선을 32개 팀으로 확대된 2009년 이후 우승 3회(2009·2010·2016년), 준우승 2회(2011·2012년)를 기록했다. 가장 부진했던 2015년에도 전북현대가 8강까지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조별리그 통과 확률이 25%로 역대 최저였다. 유일하게 생존한 제주마저 16강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제주는 일주일 전 홈에서 가진 1차전서 마르셀로와 진성욱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2차전에서 1골차로 패해도 8강에 오른다.
그러나 마냥 낙관하기 어려웠다. 1차전 스코어는 2-0이었지만 내용은 대등했다. 우라와도 제주의 골문을 상당히 위협했다. 골 운의 차이가 희비를 갈랐다.
우라와의 창은 예리했다. 게다가 열성적인 홈팬의 응원을 등에 업고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제주의 수비는 불안했다.
그리고 첫 실점이 너무 빨랐다. 전반 18분 가시와기 요스케의 프리킥을 고로키 신조가 헤더 골로 연결했다. 슛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제주에게는 불운이었다.
기세가 오른 우라와의 공세에 제주는 고전했다. 전반 31분 이충성의 중거리 슛이 왼쪽 골대를 강타했다. 가슴을 쓸어내릴 틈도 없었다. 2분 후 수비라인이 흐트러졌고 이충성이 골키퍼 김호준과 1대1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제주는 1골만 넣으면 8강을 바라볼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분위기는 우라와로 넘어갔다. 제주는 공격보다 수비에 더 치중해야 했다. 게다가 수적 열세에 놓였다. 후반 36분 조용형이 고로키를 막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했다.
제주는 최대한 버텼다. 8강에 가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은 승부차기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마지막 6분을 못 버텼다.
연장 후반 9분 다카기 도시유키의 크로스에 이은 모리와타 료타의 헤더 슛을 막지 못했다. 제주는 이후 우라와와 신경전이 펼치면서 마지막 안간힘을 냈지만 1골은 끝까지 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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