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전반기 KIA 타이거즈의 복덩이였던 사이드암 임기영(25)이 주춤하다. 또 다른 선발자원 정용운(27)도 아직 궤도가 잡히지 않은 모습. 그 외 최원준(19) 등 신예 야수들 역시 아직 신인티를 벗어던지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KIA는 순항한다. 이유는 시간이 갈수록 그 품격을 더하고 있는 베테랑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임기영이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10.00에 이르는 등 지속된 부진이 주원인. 그 밖에도 KIA는 다른 신예급 선수들의 성장세 전체가 주춤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연히 팀 입장에서는 고민이 크다. 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들의 부진 속 후반기 동력이 주춤할까봐서 일 것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지난 시즌 챔피언 두산의 기세가 치솟고 있는데다 NC의 전력도 여전하다. 이들 두 팀 보다 상대적으로 최근 큰 경기 경험이 적은 KIA 입장에서 가급적 전력 우위를 점해야하기에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KIA는 여전히 2위에 다섯 게임 반(10일 오전 현재) 이상 앞서고 있다. 승률과 투타밸런스 측면 모두에서 전반기에 크게 차이나는 수치를 보여주지도 않고 있다. 오히려 불펜 등 몇몇 포지션은 한결 나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비결은 베테랑들의 분전을 떠올릴 수 있다. 연패가 길어질 수 있겠다 싶다가도 베테랑들이 관록을 보여주며 흐름을 끊어준다. 상승세 때는 어김없이 매서운 맛을 선보이고 있으며 위기의 순간, 하이라이트 순간마다 결정적 한 방 내지 위력투를 뽐내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그 중 김주찬의 활약은 실로 경이적이다. 올 시즌 최고 반전남이라 꼽아도 이견이 없을 정도. 김주찬은 이번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1할대 초반 타율에 허덕였을 정도다. 주장역할과 FA, 바뀐 스트라이크 존등 심리적 압박요소를 이겨내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6월 이후 절치부심한 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매 경기 맹타를 과시하며 타율을 올리더니 기어코 3할대 타율에까지 복귀했다. 주로 2번 타자로 나서며 출루와 클러치 능력까지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김주찬의 반등 시기가 KIA의 선두독주 시기와 맞물리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마운드에서는 연일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양현종(사진)의 책임감 가득한 호투가 인상적이다. 사진=MK스포츠 DB
김주찬 뿐만 아니다.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 역시 소금 같은 활약으로 팀 타선에 경험을 보태주고 있다. 올 시즌 유달리 극적인 순간 홈런포를 많이 때리고 있는 이범호는 장타율도 5할이 넘고 득점권에서도 0.319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시즌 홈런은 벌써 16개. 개인통산 300홈런에도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형우 또한 변함없는 화력으로 4번 타순을 굳게 지켜주고 있다. 장타율과 득점권 타율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양현종의 힘이 묵직하다. 임기영 등의 말소 소식에도 흔들리지 않고 에이스의 역할을 해내며 팀 흐름을 잡아주고 있다. 지난 9일 광주 넥센전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6승을 챙긴 양현종은 개인 커리어 최다승 타이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 200이닝을 소화한데다가 올 시즌에 앞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뛰며 체력적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예상을 머쓱하게 만들기 충분한 활약.
4월 이후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는 KIA도 시즌 후반에 접어들수록 각종 변수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임기영의 제구난조는 그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상대의 견제도 늘어나는데다가 KIA가 가지는 심리적 부담도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베테랑들의 소금 같은 활약이 팀을 지탱해주고 있다. 베테랑을 아우르는 김기태 감독의 동행리더십이 갈수록 힘을 받고 또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