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타선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LG. 시즌 중 반복되는 일이긴 하지만 최근 같은 순위싸움이 뜨거운 시점에서는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상대 팀 타선에 비교당하며 설움을 많이 받았는데 크게 자극됐나보다. 소총부대가 모아져 대포에 버금가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간혹 나온다는 메가 트윈스포의 등장이었다.
LG의 최근 타선 침체는 사령탑도 인지하고 있는 내용. 23일 잠실 NC전을 앞둔 양상문 감독은 타선이 침체된 현 분위기에 고심이 크다며 “점수를 안 주면서 이겨야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득점을 해내기 어려우니 적은 점수를 주면서 집중력 있게 득점을 뽑아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와 동시에 최근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진 4번 타자 양석환을 1군에서 제외했다.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질 일이지만 현재 극도로 부진하니 어쩔 수 없는 조치. 양 감독은 “석환이가 타격 결과를 떠나 내용이 좋지 않았다.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한 시점 같아 보여 내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양석환 대신 4번을 맡은 이는 이형종. 이날 그 외 최재원이 2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겼고 강승호가 2루수로 출격했다. 사실 평소에 비해 크게 다를 것 없는 라인업이다. 변화가 소폭 있다 해도 큰 폭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큰 폭으로 달랐다. 라인업보다 동기부여 등 여러 면이 차이가 있다고 해석해야 될 부분.
이날 3회까지 잠잠했던 LG 타선은 4회와 5회 크게 폭발했다. 0-2로 밀리던 4회. 이형종의 안타를 시작으로 이천웅까지 안타를 쳤지만 채은성의 병살타로 흐름이 막혔다. 하지만 이내 강승호의 적시타 그리고 유강남까지 추가 적시타를 때리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5회는 더 폭발했다. 1사 후 최재원을 시작으로 로니 이형종까지 연속안타가 터졌다. 이어 이천웅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채은성과 강승호 그리고 유강남까지 안타를 추가하며 정신없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이형종의 타구는 심판을 맞고 단타가 됐지만 유강남의 타구는 야수실책으로 장타가 되기도 했다. 5회 안타를 시작했던 최재원이 쐐기 2타점 2루타를 날려 스코어는 순식간에 9-2가 됐다. 승부는 9-3 LG의 승리로 끝이 났다.
LG는 이날 5회 빅이닝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사진=MK스포츠 DB
이날 LG 타선은 장단 15안타를 때려냈는데 여러 고무적인 부분도 함께 만들었다. 상대 투수는 에이스 제프 맨쉽. 지난 경기서 타구에 맞아 영향이 미쳤을 수 있지만 위력적 구위를 뽐내는 에이스를 상대로 숨죽이지 않았다. 또 새로운 4번 카드로 떠오른 이형종이 멀티히트를 날리며 대체자 역할이 가능함을 보여줬고 최재원, 강승호, 유강남 등 찬스를 이어가는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강승호는 무려 4안타를 날렸다. 이들 모두 최근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부분 안타가 단타였지만 집중적으로 때려내며 빅이닝을 이끌었다. 소총부대 LG가 지향하는 야구의 가장 좋은 예가 펼쳐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