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남자의 억지스럽지 않은 `동행`(리뷰)[퍼펙트맨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삶의 끝에 선 두 남자가 하나의 접점에서 만났다. 큰 욕심 없이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 ‘퍼펙트맨’의 뚜렷한 목표에서 오는 재미와 감동은 예상외로 크다.

‘퍼펙트맨’은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 분)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조진웅 분)가 사망보험금을 걸고 벌이는 인생 반전 코미디로 용수 감독의 첫 상업 연출작이다.

영기는 퍼펙트한 인생을 위해 한탕을 꿈꾸는 건달이다. 그의 보스 범도(허준호 분)는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폭력조직으로 기업을 일군 인물로, 영기와 절친 대국(진선규 분)과 2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했다. 한탕주의 영기가 범도의 돈 7억을 몰래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지만 사기꾼에게 속아 모든 게 휴지조각이 되고,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그 돈을 구해야만 하는 운명에 놓인다.



영화 ‘퍼펙트맨’ 포스터 사진=쇼박스
바로 그때 로펌 대표 장수가 나타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신마비 신세인 장수는 “이렇게 살다 죽으면 12억, 사고로 죽으면 27억”이라며 영기에게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자기의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한다. 당장 돈이 급한 영기로서는 밑질 것 없는 장사이니, 그렇게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동행을 시작한다. ‘퍼펙트맨’은 불균형한 두 사람이 균형을 맞춰가는 이야기다. 각자의 삶의 끝과 끝에 선 장수와 영기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만남으로 엮여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지우며 우정을 쌓아간다. 상류와 하류의 만남이 억지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장수가 영기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봤다는 점을 상기하면 마냥 억지스럽지만도 않다.

무엇보다 여러 유혹에 빠질 만도 한데 곁눈질 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충실히 달려가는 만듦새가 퍼펙트까진 아니더라도 중간 이상은 간다. 감독은 서울과는 또 다른 정서를 지닌 부산을 공간적 배경 삼아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수시로 꼬집고, 돈과 성공이 보장되면 뭐든 하던 인물을 통해 인간의 밑바닥을 들춘다. 여기에는 건달도 변호사도 없다. 오직 ‘인간’만 남을 뿐이다.

상황과 대사가 불일치하는 데서 오는 웃음은 거의 백발백중한다. 대놓고 감동 포인트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지만 질질 끌고 가지 않아 불편함은 없다. 다만 김사랑이 연기하는 은하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장수를 위한 캐릭터로 소모된 탓이다. 오는 10월 2일 개봉.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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