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5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경기 선발투수 겸 2번 타자 선발 출전했다.
이것 자체가 이미 역사였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서 2번 타자로 출전하며 다른 포지션 소화없이 투수만 소화한 경우는 1902년 와티 리, 1903년 잭 던리비 이후 그가 처음.
오타니는 이날 선발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사진(美 애너하임)=ⓒAFPBBNews = News1
경기 내용은 더 극적이었다. 오타니는 이날 마운드에서 최고 구속 100.6마일의 강속구를 던졌고, 타석에서는 1회 딜런 시스 상대로 타구 속도 115.2마일짜리 홈런을 때렸다. 'ESPN'은 오타니가 2021시즌 지금까지 선발 투수가 던진 투구중 가장 빠른 구속을 기록했으며, 동시에 타자로서 가장 강하게 맞은 타구를 때렸다고 소개했다. 가장 빠른 투구와 가장 강한 타구를 동시에 만들어낸 것.
오타니의 홈런은 또한 아메리칸리그에 지명타자가 도입된 1973년 이후 처음으로 선발 투수가 때린 홈런이었다.
마운드 위 오타니는 위력적이어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100마일대 패스트볼과 90마일 초반대 스플리터, 여기에 예리한 슬라이더까지 더해져 화이트삭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4회 볼넷 2개로 주자 두 명을 내보냈지만, 루이스 로버트 상대로 93마일 스플리터에 헛스윙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그렇게 순항하던 오타니는 5회초, 거짓말같은 엔딩을 맞이했다. 2사 1루에서 견제 실책으로 주자를 3루까지 내보낸 그는 애덤 이튼, 호세 아브레유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 요안 몬카다와 승부 도중 폭투로 한 점을 허용했다.
오타니는 5회 수비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사진(美 애너하임)=ⓒAFPBBNews = News1
몬카다와 7구째 승부 끝에 마침내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러나 포수 맥스 스타시가 뒤로 빠뜨리며 낫아웃 상황이 됐다. 스타시가 급하게 공을 잡아 1루에 던졌지만, 송구가 부정확했고 1루수 재러드 월쉬가 이를 잡지 못했다. 백업을 들어간 2루수 데이빗 플레처가 공을 잡아 다시 홈에 뿌렸지만, 송구가 높았다. 2루에 있던 아브레유마저 홈으로 들어왔다. 홈에서 송구를 잡기 위해 점프했던 오타니는 슬라이딩해서 들어오는 아브레유와 충돌하며 쓰러졌다. 오타니는 트레이너가 상태를 살피는 가운데 그라운드를 떠났다. 실로 만화같은 엔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