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김동엽 딜레마 "쓰고 싶은데 자리가 없다"

"쓰면 분명 결과가 나올텐데 자리가 마땅치 않다."

삼성이 김동엽 딜레마에 빠졌다. 자꾸 기회를 주며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현재 팀 구성상 자리를 만들기가 어렵다.

쓰면 제 몫을 해낼 수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 보다 먼저 손이 가는 선수들이 있어 김동엽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김동엽이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꾸준한 출장이 약이 될 수 있지만 주전 자리가 다 차 있어 기회를 주기 어렵다. 사진=MK스포츠 DB
김동엽은 15일 잠실 두산전서 담 증세가 온 구자욱을 대신해 경기에 나서 2타수2안타2타점으로 활약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활약이었다. 그러나 김동엽이 또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구자욱의 부상 상태를 봐야 한다. 삼성이 현재 외야와 지타 자리가 꽉 찼기 때문이다.



김동엽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부상도 있었지만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출장 수는 20경기에 그쳤고 타율은 0.185에 불과하다. 장기인 홈런이 아직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타점도 7개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15일 경기서 2개를 보탠 것이 그 숫자다.

슬럼프 탈출에 가장 좋은 약은 꾸준한 출전이다.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얻는다면 김동엽도 자신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력 구성상 김동엽에게 기회를 주기 어렵다. 선수 구성이 다 차 있기 때문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꾸준하게 기회를 주면 분명 자신의 것을 찾을 수 잇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설 위치가 마땅치 않다. 현재 우리 외야는 구자욱 박해민 김헌곤 피렐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한 명씩 돌아가며 지명 타자로 나서야 한다. 김동엽의 수비 실력을 감안하면 지명 타자가 가장 좋은데 지금 상황에선 지명 타자 자리를 빼기가 어렵다. 다른 선수들이 다 잘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 했다.

허 감독이 지목한 삼성 외야수들은 모두 0.29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OPS도 박해민만 0.780을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0.8 이상의 성적을 찍고 있다.

박해민은 수비와 주루에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타격 성적이 조금 떨어져도 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김동엽에게 돌아 갈 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타격에서 확실한 자기 능력을 보여주기 전에는 주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허 감독은 "김동엽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 분명 제 몫을 해낼 것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선수 한 명을 살리기 위해 페이스가 좋은 선수들을 빼고 갈 수는 없다. 결국 김동엽이 많지 않은 기회를 스스로 살려내는 수 밖에 없다. 감독으로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현재로서 답은 김동엽이 스스로 이겨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은 김동엽 딜레마에 빠져 있다. 충분히 기회를 주면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은 있지만 현재 전력 구성상 자리를 만들기가 어렵다. 김동엽이 대타 등 많지 않은 기회에서 기존 선수들보다 나은 무언가를 보여주기 전에는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

과연 김동엽 딜레마는 어떤 현식으로 풀릴까. 혼자만의 팀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의 깊이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잠실(서울)=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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