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이학주를 더 엄하게 다뤘어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좀 더 강력한 처벌이 내려졌어야 했다. 애써 작은 일이라고 감추고 싶었던 심정은 이해가 간다.

한참 코로나 술판 파문이 한국 프로야구를 시끌벅적하게 만들 때다. 지각이 같은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은 억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징계는 좀 더 강력해야 했다. 선수에게 확실한 메시지가 되는 처분을 해야 했다. 뒤늦게 후회해봐도 소용 없는 일이다.

이학주가 지각 사태 이후에도 크게 변함이 없는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플레이가 절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하는 일까지 생겼다. 사진=MK스포츠 DB
이학주는 지난 3일 2군으로 내려갔다. 사유는 '내규 위반'이었다. 이학주는 2차레나 훈련에 지각을 하며 내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너무 가볍게 처리하고 넘어간 탓에 다른 선수들에게 교훈이 되지 못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3일 "이학주 선수는 선수단 내규를 어겨 현재 근신 조치 중이다. 2군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 다른 문제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곤란하고 어느 정도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모든 일이 선수단 관리를 못한 감독의 책임"이라고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했다.

코로나 음주 파문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 내규 위반이라는 표현은 의혹을 낳기 딱 좋았다. 이학주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자 삼성이 빠르게 움직였다. 대형 사고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처음엔 감추려 했던 사유를 지각이었다고 밝혔고 2군에 내려가는 시간도 이틀만에 정리했다.

삼성 입장에선 이학주가 다른 사건을 벌인 선수들과 함께 엮이는 것이 억울했을 수 있다. 빠르게 사태를 정리하려 한 것에서 마음 가짐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학주를 좀 더 엄하게 다뤘어야 했다. 약속을 어긴 것은 크고 작고를 떠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학주는 프로 입문 전 음주 운전이 적발된 적 있는 선수다. 음주 운전 사실이 알려진 뒤 "좀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약속을 지키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각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행위다. 비단 선수단과의 약속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팬들과의 약속도 어기는 행동이었다.

프로 선수와 팬은 약속으로 연결 돼 있다. 프로 선수는 자신의 직업인 야구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 한다. 팬은 그 약속을 믿고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준다. 선수가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건 팬들과 약속을 어기는 행위다.

이학주는 2차레나 지각을 하며 그 약속을 어겼다. 내부 징계를 했다고는 하지만 팬들이 느낄 수 있는 강도의 높은 처벌이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틀만에 이학주를 불러 올리며 먼죄부를 줬다.

이후 사건은 잠잠해 졌지만 이학주가 달라졌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이학주는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성실하지 못한 태도가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허삼영 감독이 이학주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좀 더 절실하게 야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이학주의 플레이에서 절박함을 느끼지 못햇다는 뜻이다.

이학주는 다른 선수들 보다 더 이를 악 물고 뛰어야 하는 선수다. 팬들과 약속을 이미 여러차례 어긴 선수이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 보다 더 뛰고 더 달려야 한다. 그것이 팬들과 약속을 다시 지키는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학주는 거듭해서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팬들과 약속을 엄중히 여긴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누구보다 절실하고 절박하게 야구해야 할 선수가 감독의 눈에는 달리 비치고 있다. 팬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징계를 내릴 수 있을 때 보다 엄하게 대처를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지각'이라는 약속을 어긴 행동을 크게 여기지 않은 것이 오늘의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이학주는 이미 팬들과 약속을 여러차례 어긴 선수다. 잘못이 있었을 대 좀 더 강력한 대처가 필요했다. 약속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어야 했다.

프로야구 선수는 성인이다. 자신이 자신의 길을 알아서 개척해야 한다. 하지만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땐 따끔하게 지적을 해 줄 필요도 있다.

팬들은 이학주가 절실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게 약속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학주는 반복해서 그 약속을 어기고 있다.

보다 냉철하고 엄중한 대처가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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