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당국이 승부의 진정성에 흠집을 낸 메이저리그 선수에 법의 심판을 예고했다.
뉴욕 동부 지구 검찰청은 현지시간으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브루클린 연방 법원에서 임마누엘 클라세 데 라 크루즈(등록명 임마누엘 클라세)와 루이스 레안드로 오티즈 리베라(등록명 루이스 오티즈) 두 피고인에 대한 기소장을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기소장에 명시된 이들의 혐의는 전신 사기 공모, 정직한 서비스 전신 사기 공모, 뇌물을 통한 스포츠 경기 조작 공모, 자금 세탁 공모 등이 포함됐다.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피고인들은 판결이 내려지기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그러나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결날 경우 이들은 최대 65년의 징역형을 받게된다.
이들은 두 명의 투수가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투구 베팅 조작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오티즈는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체포됐으며 월요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클라세는 아직 구금되지 않았다.
뉴욕 동부 지검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공모자들과 함께 특정 경기의 특정 투구에 대한 조작을 사전에 합의했다. 공모자들은 이 정보를 이용하여 수백 건의 사기 베팅을 했다.
일을 먼저 시작한 것은 클라세다. 2023년 5월경 부패한 도박업자들과 결탁, 자신이 던지는 공에 대한 프로포지션 벳(경기 결과가 아닌 특정 선수의 퍼포먼스에 관한 베팅)을 조작했다.
도박업자들은 미리 공모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가 던질 구종과 구속에 대해 베팅했고, 때로는 경기 도중에도 베팅을 진행했다. 클라세는 주로 타석의 초구에 공모한 공을 던지는 방식으로 의심을 피했다. 확실하게 볼을 만들기 위해 공을 바닥에 던지거나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나게 던졌다.
클라세는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도박꾼들에게 뇌물과 리베이트를 받아왔다. 사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박꾼들에게 미리 돈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투구 조작을 통해 도박꾼들이 최소 40만 달러의 사기 베팅에서 승리하도록 유도했다.
오티즈는 2025년 6월경 이 범죄에 가담했다. 그는 클라세와 함께 뇌물을 받는 대가로 두 경기에서 특정 투구를 볼을 던지는 것을 사전에 합의했다. 2025년 6월 15일 경기에서는 공모자들과 뇌물을 받는 대가로 특정 투구를 조작히가로 합의했다. 도박꾼들은 이 대가로 두 선수에게 5000달러의 뇌물을 줬다.
2025년 6월 27일 경기전도 오티즈는 뇌물을 받는 대가로 다시 한 번 투구 조작에 가담했다. 그 대가로 두 선수는 도박꾼들에게 나란히 7000달러를 받았다. 6월 27일 경기전 클라세는 5만 달러를 인출, 이중 1만 5000달러를 공모자에게 전달했고 공모자는 그 돈으로 경기 도중 오티즈의 특정 투구에 대해 베팅했다. 오티즈는 공모자가 사기 도박에서 최소 6만 달러를 따게 만들었다.
뉴욕 동부 지검 소속 조셉 노첼라 주니어 검사는 “오티즈와 클라세같은 프로 선수들은 팀 동료와 리그뿐만 아니라 페어플레이를 믿는 팬들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피고인들은 투구 조작을 통해 도박꾼들에게 신뢰를 팔아넘겼다. 이를 통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메이저리그의 정직한 서비스를 박탈했다. 이들은 베팅이 이루어진 온라인 베팅 플랫폼을 사취했고, ‘미국의 국민 오락거리’를 배신했다. 정직, 성실, 페어플레이는 프로 스포츠의 DNA다. 부패가 스포츠에 침투하면 참가자들에게 치욕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대중에 대한 리그의 신뢰를 손상시킨다. 오늘의 기소는 우리 사법 당국이 계속해서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스포츠를 부패시키는 자들을 계속해서 기소할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말을 남겼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 부국장 크리스토퍼 라이아는 “오티즈와 클라세는 프로야구 경기에서 투구 조작을 통해 내부 인사들, 때로는 자신들이 조용히 상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들의 탐욕은 특정 도박꾼들에게 부당한 이득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민 오락거리’의 명성을 훼손했다. FBI는 타인을 희생시키면서 프로 선수의 지위를 악용하는 모든 이를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이같은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영구제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앞서 야구 경기에 400개 가까운 베팅을 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투쿠피타 마카노에게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이번 사례는 선수들이 직접 경기 내용 조작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리그 최악의 승부조작 사태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성명을 통해 “사무국은 수사 초기부터 사법 당국과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과정에 전적으로 협조했다. 우리는 오늘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우리의 자체 조사도 진행중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디언즈 구단도 혐의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사법 당국,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티즈의 변호인 크리스 조르갈리스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우리 고객은 누구를 위해서든, 어떤 일을 위해서든 절대로 경기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친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티즈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기록한 개인간 자금 송금 및 자금 이체는 합법적인 활동의 결과이며, 그가 도박 업자들과 연결됐거나 계획에 의도적으로 연루됐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며 “그가 모든 투구와 모든 이닝에서 고의로 승리를 위해 노력한 것 이외에 다른 행동을 했다는 믿을만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