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디, ‘현역가왕’의 민낯을 마주하다…“순위보다 값진 재발견” [단독인터뷰①] ...에 이어
무대 위 화려한 퍼포먼스와 애절한 음색 뒤에는 지독한 ‘학구파’ 금잔디가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대가 사라진 시기, 금잔디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쿠싱 증후군으로 4년 가까운 투병 생활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몸이 아픈 와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고, 올해 3월 예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의 학업 여정은 철저히 ‘무대’를 향해 설계되어 있다. 실용음악과에서 기본적인 음악 지식을 다진 후, 가수로서 무대 위 3분 동안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과 퍼포먼스를 심도 있게 배우기 위해 방송연예과로 편입해 석사 과정을 밟았다. 금잔디는 “노래라는 거는 가수라는 거는 3분 연기인데... 저는 연기를 배우기 위해서 3분 연기를 배우려고 방송 연예과에 진학을 한 거예요”라며 그 남다른 이유를 밝혔다.
놀라운 것은 석사 졸업과 동시에 지체 없이 박사 과정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특히 그의 박사 논문 주제는 자신이 직접 참가자로 뛰어들었던 ‘현역가왕’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관찰 연구’다. 단순한 음악적 분석을 넘어, 연륜 있는 가수와 신인 가수 간의 경쟁, 오디션이 바꿔놓은 방송 문화 등을 예능적·학술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과감한 시도다. 과거 SBS ‘도전 1000곡’ 등을 연출했던 그의 지도교수조차 주제를 듣고 “이런 가수가 어디 있냐, 이런 논문이 어디 있겠느냐”며 박수를 보냈을 정도다.
논문 작성을 위해 금잔디는 경연을 치르는 내내 치열한 연구자의 자세를 유지했다. “준결승하고 결승까지 올라오고 하는 무대까지 매일 일기를 쓰기 때문에 내용들은 다 정리가 됐는데, 이제 제가 적는 거, 글로써 학술학적으로 뭔가 남기는 것만 남아 있다”며 충실히 현장 자료를 수집해 왔음을 알렸다.
하지만 논문의 마침표를 찍는 과정은 현재 그에게 깊은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금잔디는 “과연 끝에 정말 훌륭한 방송이었고... 현역이라는 사람들이 재발견할 수 있었던 훌륭한 무대였다, 이런 것들을 (논문에) 말할 수 있을까”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치열한 고민의 끝에는 궁극적으로 ‘교수’가 되어 후학을 양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맞닿아 있다. “내 나이 50 전에는 모든 걸 끝내고 싶다”는 확고한 목표 아래 달리고 있는 금잔디. 그는 자신의 논문이 단순히 학위 취득용이 아니라 “공부하는 후배들이 탐구를 할 수 있는 그런 참고 문헌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펜을 쥐고 묵묵히 써 내려가는 그의 치열한 기록은, 훗날 오디션 문화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가장 생동감 넘치고 뼈아픈 현장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어서
“트로트는 성인가요 아닌 국민가요”… 홀로서기 나선 금잔디의 ‘진짜’ 노래 [단독인터뷰③]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