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0원·배신자 낙인” 딛고 직접 회사 차렸다… 씨야, 15년 눈물이 빚어낸 ‘진짜’ 여인의 향기 [홍동희 시선]

데뷔 20주년 완전체 신곡 ‘그럼에도 우린’ 발표… 소속사 임원으로 뭉친 세 사람
“좋은 어른 한 명만 있었어도” 엇갈렸던 20대, 오해 풀고 ‘계절 견딘 나무’로 비상

반짝 떴다 사라지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척박한 대중음악 생태계에서, 산산이 조각났던 그룹이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과정은 한 편의 처절한 드라마와 같다. 그 주체가 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 가요계를 평정했던 ‘미디엄 템포의 여제’ 씨야(SeeYa)라면 그 서사의 무게감은 확연히 달라진다.

데뷔 20주년, 그리고 남규리의 탈퇴로 팀이 와해된 지 무려 15년 만에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 세 사람이 다시 뭉쳤다. 지난 30일, 이들은 완전체 신곡 ‘그럼에도 우린’을 전격 발표하며 기적 같은 귀환을 알렸다. 대중의 얄팍한 향수에 기대어 과거의 히트곡을 재탕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과거 자신들을 옭아맸던 기획사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 멤버가 직접 공동 임원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스스로 운전대를 잡은 ‘주체적 연대’라는 점에서 이번 씨야의 재결합은 한국 가요사에 묵직한 이정표를 남긴다.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 세 사람이 씨야로 다시 뭉쳤다. 사진=씨야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 세 사람이 씨야로 다시 뭉쳤다. 사진=씨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숨겨졌던 소녀들의 피눈물

2006년 데뷔한 씨야는 ‘여성판 SG워너비’로 불리며 단숨에 정상에 섰다. ‘여인의 향기’, ‘구두’, ‘미친 사랑의 노래’, ‘사랑의 인사’ 등 발매하는 곡마다 차트를 휩쓸었고, 무대 위 세 소녀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대중을 열광케 했다. 하지만 그 찬란했던 영광의 이면은 지독하게 어둡고 차가웠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규리의 고백은 당시 아이돌 산업의 잔혹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돌아온 수입은 ‘0원’이었고, 어린 멤버들은 육체적·정신적 한계로 내몰렸다. 그러나 당시의 낡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아티스트의 내면을 돌볼 여유 따위는 주지 않았다.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시간조차 박탈당한 20대 초반의 소녀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오해의 벽이 높게 쌓여갔다.

결국 2009년 남규리의 탈퇴 과정에서 파열음이 터졌다. 남은 멤버들과의 갈등이 대중 앞에 생중계되다시피 했고, 남규리는 ‘배신자’라는 억울한 낙인을 감내해야 했다. “어릴 때 좋은 어른들이 주변에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진짜 더 멋진 그룹으로 남을 수 있었을 텐데.” 눈시울을 붉히며 토해낸 남규리의 이 뼈아픈 회고는, 소속사의 기획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속절없이 마모되어야 했던 어린 아티스트들의 아픈 자화상이다.

남규리. 사진=씨야
남규리. 사진=씨야

‘슈가맨’의 눈물과 무산된 재결합, 그리고 뼈저린 각성

깊게 패인 상처가 아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들이 다시 대중 앞에 완전체로 선 것은 2020년 JTBC ‘슈가맨3’를 통해서였다. 10년 만에 한 무대에 오른 이들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보람은 “오해가 있었다. (남규리) 언니가 살아있어 줘서 감사하다”며 늦어버린 사과를 건넸고, 남규리 역시 멤버들을 부둥켜안았다. 대중은 함께 울었고, 씨야의 과거 히트곡들은 차트를 역주행하며 거대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당시 대중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프로젝트 앨범 발매를 추진했으나, 세 멤버가 각기 몸담고 있던 소속사 간의 이해관계와 의견 조율 실패로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희망 고문만 남겼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던 이 뼈아픈 실패는, 역설적으로 세 사람에게 중대한 각성의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의 기획이나 타인의 자본에 휘둘려서는 결코 우리의 무대를 온전히 지켜낼 수 없다’는 뼈저린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이보람. 사진=씨야
이보람. 사진=씨야
김연지. 사진=씨야
김연지. 사진=씨야

주체적으로 써 내려가는 제2막

그리고 2026년, 씨야는 세상이 정해놓은 뻔한 궤도를 박살 내며 가장 주체적인 방식으로 돌아왔다. 각자의 소속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세 사람이 뭉쳐 자신들만의 기획사를 설립한 것이다. 멤버 전원이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 회사는, 과거 소속사의 수동적인 장기말에 불과했던 소녀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는 ‘어른’이자 ‘경영자’로 성장했음을 시사한다. “우리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들로 헤어지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이들의 선언이 유독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15년의 기다림 끝에 선보인 신곡 ‘그럼에도 우린’은 전성기를 함께했던 거장 박근태 프로듀서와 손을 잡고 씨야만의 독보적인 감성을 극대화했다. 녹음실에 다시 모여 서로의 목소리를 화음으로 얹어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들. 이제 세 사람의 목소리에는 과거의 맹목적인 절규가 아니라, 모진 비바람을 견뎌낸 자들만이 낼 수 있는 깊고 단단한 삶의 나이테가 새겨져 있다.

신곡 ‘그럼에도 우린’은 전성기를 함께했던 거장 박근태 프로듀서와 손을 잡고 씨야만의 독보적인 감성을 극대화했다.  사진=씨야
신곡 ‘그럼에도 우린’은 전성기를 함께했던 거장 박근태 프로듀서와 손을 잡고 씨야만의 독보적인 감성을 극대화했다. 사진=씨야

“잠깐 피고 지는 꽃이 아니라, 여러 계절을 견뎌낸 굳건한 나무처럼 노래하겠다”는 씨야의 다짐은 결코 헛된 수사가 아니다. 그들은 가혹했던 K팝 산업의 굴레를 뚫고 나와, 상처를 끌어안고 연대하여 스스로 회사를 세운 승리자들이다. 20대의 아픈 오해를 지나 30대의 눈물로 화해하고, 40대에 이르러 완전한 주체성으로 피워낸 씨야의 ‘진짜 여인의 향기’. 그 아름답고도 처절한 제2막의 막이 이제 막 화려하게 올랐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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