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안선영이 쉰 살이 된 뒤 가장 아쉬운 선택으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신에게 다가온 좋은 인연을 밀어냈던 순간을 꼽았다.
30일 유튜브 채널 ‘안선영의 이중생활’에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50살이 된 안선영, 돌이켜보니 가장 후회하는 세 가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캐나다 토론토 아일랜드를 찾은 안선영은 수상 택시를 타고 섬으로 이동한 뒤 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제작진이 “이제 언니도 50살이 됐다. 30대와 40대를 돌이켜봤을 때 가장 후회되는 세 가지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남의 눈치를 지나치게 봤던 시간을 먼저 떠올렸다.
안선영은 “‘남들이 봤을 때 이 정도 남자를 만나는 게 너한테 어울린다’, ‘이 정도 위치에 머무는 게 너한테 맞다’, ‘이걸 넘어가면 오버다’라는 기준에 끊임없이 나를 맞췄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먼저 생각하다 놓친 인연도 있었다.
그는 20여 년 전 자신을 좋아해 적극적으로 다가왔던 스위스 남성을 언급했다. 파란 눈과 금발을 지닌 데다 5개 국어까지 구사하는 매력적인 사람이었지만, 당시 안선영은 외국인 남성과 데이트하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를 걱정했다.
안선영은 “그때는 금발의 백인 남자와 앉아 데이트하는 모습이 내가 되게 문란해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괜찮고 매력 있고 다 갖춘 사람이었다. 데이트라도 해볼 걸 그랬다. 밥 한 번도 안 먹어봤다”고 아쉬워했다.
당시 호텔 행사에서 영어로 사회를 볼 만큼 외국어에 능숙했던 안선영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외국인 남성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는 주변의 평가를 의식해 선뜻 마음을 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쉰 살이 된 지금 안선영이 아쉬워한 것은 특정 인연 하나만이 아니었다. 실패하더라도 금세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젊은 시절에 자신의 마음을 따라 더 많이 사랑하고 부딪혀보지 못한 시간 자체가 후회로 남았다.
그는 “20대와 30대에는 연애하다가 이불을 백 번 걷어차는 일이 생겨도 회복 탄력이 되는 나이”라며 “사람들은 생각보다 너에게 관심이 없다. 영원한 내 편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끝까지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다”며 조금 더 일찍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잘해주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후회는 운동을 늦게 시작한 것이었다.
안선영은 40대에 본격적으로 근력 운동을 시작한 뒤 만들어놓은 습관이 현재까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43세가 아니라 33세에 시작했으면 지금의 50대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며 체력이 있을 때부터 꾸준히 자기 몸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관리는 지금과 달랐다. 그는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라 굶었다. 굶고 약을 먹었다”며 젊을 때는 끼니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체중이 빠졌지만, 근육을 만드는 관리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40대부터 근력 운동을 시작한 안선영은 지금도 하기 싫은 날이 있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근력 운동이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지만, 현재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유산소 운동이 지겨울 때는 등산 모임이나 러닝 크루를 활용했다. 혼자 운동하면 쉽게 포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과 먼저 약속을 잡아 스스로 빠져나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안선영은 “내가 안 가면 그 사람의 시간을 뺏는 것이기 때문에 약속을 잡아놓고 나간다”며 “작심삼일도 백 번이면 1년이다. 이것도 시작해보고 저것도 시작해보면서 계속하는 것”이라고 자신만의 지속법을 공개했다.
갱년기를 맞으며 경험한 몸의 변화도 솔직하게 전했다. 쉽게 살이 찌고 무기력해져 누워 있고 싶은 날이 많아졌다는 그는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검사를 받고 의사와 상담해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슬프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안선영은 결국 운동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방법이라고 정리했다.
삶의 방향을 남에게 맡기지 말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안선영은 독립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온 사람은 남이 정해준 방향만 따라가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생각으로 더 큰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고 봤다. 직접 부딪혀 실패해보고, 넘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거쳐야 자신의 길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에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제안과 극단적인 사랑의 말도 경계했다. 그는 “그렇게 돈을 잘 벌 수 있으면 혼자 하지 왜 남을 끌어들이겠느냐”며 조급하게 한 번에 결과를 내려는 순간 사기나 위험한 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세상에 너밖에 없다”, “너 아니면 못 산다”는 말에도 지나치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랑에는 여러 색깔이 있으며 한 관계만을 세상의 전부처럼 여기면 안 된다는 것이 안선영이 쉰 살에 도착한 결론이었다.
노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실버타운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자식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고 살다가, 장례식마저 나이트클럽의 파티처럼 유쾌하게 치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5개 국어를 하던 스위스 남성과 밥 한 번 먹지 못했던 기억부터 운동을 늦게 시작한 아쉬움까지, 안선영이 돌아본 후회는 결국 하나로 모였다. 남들이 정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조금 더 일찍 자신의 마음과 몸을 믿고 살았어야 했다는 고백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