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내렸지만 요란하지 않았고, 웃음은 컸지만 앞서지 않았다. 김우빈과 신민아의 결혼식 당일, 공개되지 않았던 웨딩화보가 뒤늦게 전해졌다. 사진은 ‘톱스타 부부’라는 말보다, 두 사람이 어떤 순간을 남기고 싶어 했는지를 먼저 말해주고 있었다.
21일 공개된 사진은 눈이 흩날리는 야외에서 촬영된 장면이다. 바람에 눈발이 잠시 흩뿌려지고, 두 사람은 동시에 뒤를 돌아본다. 연출된 포즈라기보다,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에 자연스럽게 반응한 듯한 표정이다. 사진은 흑백이었고,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았다.
신민아는 장식 없는 스트랩리스 웨딩드레스를 선택했다. 레이스나 볼륨 대신 실루엣이 먼저 보이는 디자인이었다. 몸선을 따라 떨어지는 드레스는 화려함보다 균형을 택한 선택처럼 보였다. 신부를 강조하기보다, 장면 전체 안에 스며드는 쪽에 가까웠다.
김우빈 역시 같은 결을 유지했다. 클래식한 블랙 턱시도, 과한 스타일링 없이 신민아와 나란히 서는 데 집중한 모습이다. 두 사람은 각자 돋보이기보다 한 장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쪽을 선택했다. 사진이 남긴 인상은 ‘스타 부부’보다 ‘같은 방향을 보는 두 사람’에 가까웠다.
웨딩화보 촬영팀은 결혼식 이후 비하인드도 함께 전했다. “25년 첫 눈이 온 날이었고, 너무 추웠지만 눈밭에서의 촬영은 드라마 같았다. 바람이 한 번 스치더니 눈이 흩뿌려졌고, 그 장면이 그대로 사진에 담겼다. 진짜 두 분, 잘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례는 법륜스님, 사회는 배우 이광수, 축가는 가수 카더가든이 맡았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한 자리였고, 조용하지만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식이 치러졌다.
김우빈과 신민아는 2014년 광고 촬영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뒤 2015년 공개 연애를 시작했다. 김우빈의 투병 기간에도 서로 곁을 지키며 관계를 이어왔고, 오랜 시간 끝에 결혼에 이르렀다. 두 사람은 결혼과 함께 의료·구호 단체에 총 3억 원을 기부하며 나눔의 뜻도 전했다.
눈 오는 날 남겨진 한 장의 사진은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보여주기보다 남기기로 한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만든 장면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