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미남’ 강동원이 이끄는 장르물, 영화 ‘설계자’가 찾아온다. 죽음마저 사고로 조작하는 차가운 ‘설계자’는 6월 극장가를 점령할 수 있을까.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선계자’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에에는 강동원을 비롯해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정은채, 탕준상, 이요섭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강동원은 ‘설계자’에서 조작된 사고 현장에 늘 존재하는 설계자 영일로 분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발성을 달리하는 등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강동원은 낮은 음성과 날카로운 눈빛, 섬세한 감정으로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영일을 연기한 강동원은 “처음 ‘설계자’의 시나리오를 받고 신선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마음에 설레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표했다.
극중 영일은 실체가 없는 ‘청소부’라는 존재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찾아나선다. 이와 관련해 강동원은 “영일의 입장에서 청소부는 외계인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있지 않을까 싶은. 영일에게는 그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고 연기에 임했던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요섭 감독 역시 설계자와 청소부에 대해 언급했다. 이요섭 감독은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에 이르기에는 남을 의심할 수 있고, 믿음이 사라져버리는 순간이 오는데, 그게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반 관객들과 설계자들 사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위해 청소부라는 피상적인 존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완벽한 설계자’로 돌아온 강동원을 중심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베테랑 재키 역 이미숙, 위장 전문가 월천 역 이현욱, 신입 막내 점만 역 탕준상까지 설계를 실행하는 삼광보안 팀원으로 뭉친 배우들의 시너지는 극에 특별한 리듬감을 더했다.
재키 역을 연기한 이미숙은 “일을 하면서 기억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늘 연기는 하고 나서 제가 직접 보면 후회만 있고, 다음에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작업의 연속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은 재밌었고, 늘 새롭다”고 ‘설계자’를 본 소감을 전했다.
강동원에 대해 ‘차가운 참치캔 같은 형’이라고 표현한 이현욱은 삼광보안팀의 팀워크와 관련해 “저희 다 즐겁게 했다. 탕준상 동생의 경우 제가 신은 감촉이 좋다며, 출근하면서 한 번씩 만져봤던 것 같다. 장난도 많이 치고, 이미숙 선배님에는 언니라고 부르기도 했다. 추억이 많아서 화기애애하게 찍었던 것 같다”고 자랑했다.
이어 탕준상은 “삼광보안 장소가 세트이기는 했지만 협소하다보니 촬영 전 리허설을 많이 했다”며 “동시적으로 대사를 치는 부분도 많아서, 미리 준비를 한 다음에 슛을 들어 갔다. 이 모든 과정들이 원테이크로 호흡을 한 번에 맞춰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잘 맞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강동원도 ‘삼광보안’의 팀워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저는 연기를 하면서 이런 대화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저희 팀원들은 모두가 결핍이 있다. 그래서 제가 그 결핍을 가지고 이들을 컨트롤 한다는 마인드로 당근과 채찍을 주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며 “연기 호흡은 즐거운 순간이 많았고, 같이 해서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 선과 악을 넘나드는 얼굴을 가진 이무생이 보험 전문가 ‘이치현’으로 분해 긴장감을 배가시키며 영일의 타겟 주성직 역 김홍파와 의뢰인 ‘주영선’ 역 정은채는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아우라로 극을 장악한다. 진실을 쫓는 형사 양경진으로 분한 김신록과 사이버 렉카 ‘하우저’ 역 이동휘는 특유의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의심과 진실 사이를 넘나들며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전개 또한 ‘설계자’를 보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모든 인물을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에 위치시켜 입체감을 불어넣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의도적인 혼선을 일으킨 ‘설계자’는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하며 불안을 키워가는 설계자 영일의 변화로 기존 범죄 영화와 차별화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와 관련해 이요섭 감독은 “진실을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혼란을 그리고 싶어서 하우저 캐릭터도 넣고, 매체들의 모습을 담았다”며 “영일이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장르적으로 접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