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여자부는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SK슈가글라이더즈의 2연패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이후 김경진 감독이 SK 왕조를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데다 주전들이 그대로 건재한 상황이라 SK슈가글라이더즈의 2연패를 의심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느 팀이 SK슈가글라이더즈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SK에 우승을 내주더라도 경남개발공사나 삼척시청이 어느 정도 견제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자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은퇴와 이적으로 팀마다 어수선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SK슈가글라이더즈는 수비 전문 한미슬과 골키퍼 박조은을 영입하면서 공수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19연승을 질주하며 일찌감치 정규리그 2연패를 확정하더니,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2연승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 시즌에 18승 2무 1패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20승 1패로 오히려 더 많은 승리를 거뒀다. 일명 96라인으로 불리는, 강경민, 강은혜, 유소정, 송지은이 더욱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고, 영입한 선수들이 수비수여서 빠르게 팀에 적응하면서 공수에서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19연승이라는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승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했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부산시설공단에 패하면서 대기록은 무산됐다. 사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2라운드 초반에 위기가 있었다. 초반 8경기 평균 30골 이상 기록하며 융단 폭격을 퍼부었는데 2라운드 2매치 서울시청, 3매치 경남개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하면서 각각 20골, 24골밖에 넣지 못했다. 그런데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수비로 버티면서 각각 18골과 20골밖에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이번 시즌 사실상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초반에 주전들이 출전해 점수 차를 벌리면 벤치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교체 기용하면서 흐름을 유지했다. 주전들은 체력 안배가 되면서 시즌 내내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고, 벤치 멤버들은 뛸 기회가 많아지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결국 SK슈가글라이더즈팀 전체의 경기력이 향상되면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탄탄한 전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과 벤치 멤버를 고르게 기용하고도 SK슈가글라이더즈는 이번 시즌에 득점 609골(평균 29골)에 실점 467골(평균 22.2골)을 기록했다. 8팀 중 유일하게 600골 이상을 넣었고, 실점은 500골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벤치 멤버를 기용하고 격차를 더 벌리지는 못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격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2시즌 연속으로 부산시설공단에 1패씩을 기록했다. 2라운드에도 28-27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을 정도로 유독 부산시설공단을 만나면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일점이었던 부산시설공단을 완벽하게 넘어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SK슈가글라이더즈는 609골 중 6m에서 가장 많은 166골을 넣었고, 다음으로 중거리 슛으로 129골, 속공으로 102골, 돌파로 100골을 넣으며 고른 득점을 기록했다. 7m 드로로 61골 그리고 윙에서 33골을 넣어 윙 활용이 적었다. 수비에서는 강은혜와 한미슬의 활약으로 58개의 블록 샷을 이현주와 강경민의 활약으로 84개의 스틸을 기록해 이 부문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SK슈가글라이더즈가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로테이션을 가동하다 보니 선수들 개인 기록에서는 손해 보는 경향이 있었다. 중거리 슛과 돌파 그리고 7m 드로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송지은이 107골로 팀에서는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강경민 역시 중거리와 돌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99골을 기록했는데, 101개의 어시스트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역시 중거리 슛과 돌파가 두드러진 유소정이 91골, 강은혜가 73골과 20개의 블록 샷으로 피벗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젊은 세대의 주축인 신채현이 41골을 넣었고 윙 플레이어인 김하경이 37골, 김수정이 35골, 최수민이 34골 각각 기록했다. 박조은 골키퍼는 252세이브를 기록했지만, 41.72%의 방어율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상은 맥스포츠 해설위원은 “워낙 선수들 기량이 좋은데 그 선수들이 호흡이 작년보다 더 잘 맞았고 여기에 센스까지 발휘되면서 순간적인 좋은 플레이도 많이 나왔다. 기량이 좋은 선수가 많다 보니 팀이 위기여도 강경민이 안되면 유소정이 해주고, 유소정이 안 되면 송지은이 해주고 누군가는 해결해 주니까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한미슬의 합류로 탄탄한 수비력이 나오니 박조은 골키퍼도 더 좋은 선방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