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어떻게 일본 국가대표팀 출신의 투수 다케다 쇼타(32)를 영입할 수 있었을까.
다케다 선수 본인은 선발 투수로 다시 도전하길 원했고, SSG 구단은 일본 내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나선 것이 영입을 이끈 배경이었다.
SSG랜더스(대표이사 김재섭)는 16일 “아시아쿼터 선수로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호크스 출신 우완 투수 다케다 쇼타(32세)와 연봉 2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베테랑 투수를 아시아쿼터로 데려온 것이라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샀다. 또한 다케다는 많은 구단이 노렸던 자원이기에 더욱 좋은 영입으로 평가 받는다.
실제 다케다는 NPB에서 14시즌 동안 통산 217경기 66승 48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기량을 증명해왔다. 특히 2015~2016시즌에는 각각 13승 6패, 14승 8패를 거두며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고, 2015 프리미어12와 2017 WBC 일본 대표로도 활약했다.
소프트뱅크에서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그는 2023시즌에도 29경기(선발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2024년 4월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구속이 146~7km까지 나올 정도로 성공적인 회복 단계를 밟고 있다.
또한 우수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타점이 높은 패스트볼과 커브·슬라이더·포크볼 등을 고르게 활용하는 유형으로, 특히 낙차 큰 커브, 좌타자 상대 포크볼이 특히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다케다를 SSG는 선발 한 축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SSG가 이런 다케다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하기 전까지는 세심한 관찰과 빠른 판단이 있었다. SSG 구단은 “해외 스카우트파트가 직접 다케다의 경기력과 몸 상태를 체크했고, 구단의 발 빠른 대처 속에 일본프로야구 선발 경험이 있는 다케다를 영입하게 됐다”면서 “지난 8월 13일, SSG 해외 스카우트는 일본 지인로부터 ‘소프트뱅크의 선발 투수로 타케타가 등판한다’는 정보를 듣고 하야테와 소프트뱅크의 2군 연습경기를 참관했다”며 첫 과정을 설명했다.
당일 다케다는 4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는데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의 움직임이 돋보였다는 게 스카우트의 판단. 또한 해당 스카우트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km로, 제구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당시 다케다의 밸런스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투구 감각이 살아 있었고 경험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SG 구단은 당시만 해도 다케다가 일본 내에서 66승을 거둔 검증된 베테랑으로, 고액 연봉자였기에 방출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SSG 해외 스카우트팀은 다른 후보들과 협상을 진행하던 중, 10월 다케다의 소프트뱅크 방출 소식을 접하고 즉시 접촉에 나섰다.
다케다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SSG 구단은 “소프트뱅크 구단이 다케다의 방출을 결정한 이유는 그의 ‘재기 기회’를 존중하기 위해서였다”면서 “다케다는 선발로 뛰고 싶은 의지가 강했지만, 팀 내에서는 자리가 없었다. 그는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승부를 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SSG의 제안을 적극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다케다가 평소 한국을 향한 호감이 컸던 것도 SSG행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여행을 자주 다니며 문화와 음식에 친숙했던 다케다는 이미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올스타 휴식기에도 한국에서 휴가를 보낼 정도로 한국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준비가 되어 있던 선수였다는 게 SSG 구단의 설명이다.
SSG의 적극적이고 빠른 움직임이 결정적으로 다케다를 데려올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SSG는 “다케다의 영입전에는 KBO리그 복수 구단이 관심을 보였지만, SSG가 가장 빠르게 움직이며 계약을 성사시켰다”면서 “일본프로야구에서 선발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투수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장 네트워크와 신속한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케다도 제 2의 도전을 위해 적극적이다. 이미 계약 전 자비를 들여 직접 한국을 방문해 인천SSG랜더스필드와 클럽하우스, 트레이닝 시설 등을 꼼꼼히 살폈다는 후문이다. 또한 다케다는 이미 그라운드 상태부터 치료기기, 숙소 위치까지 직접 확인하며 이미 자신의 루틴을 구축했다. 또한 12월 중 한국 이주를 마치고, 스프링캠프 전에는 미국에서 몸을 만들며 시즌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런 다케다에 대해 SSG 해외 스카우트는 “다케다 선수는 굉장히 진중하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모범적이다. 우리 팀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거다. 부상 이력이 있긴 하지만 스트렝스 파트와 함께 세밀히 관리할 계획이고, 스티브 홍 코치와도 인연이 있어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