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영이 돌아왔다’ 백업 밀려났던 정수빈 ‘가을 DNA 꿈틀’ [MK人]

정가영이 돌아왔다. 정수빈(31·두산 베어스)이 오랜만에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정수빈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2회초 수비 때부터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인태(27)를 대신해 중견수로 투입됐다. 그리고 지난 6월 8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처음으로 2안타 이상 경기를 펼쳤다.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프로야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프로야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6년 총액 56억 원(계약금 16억 원·연봉 36억 원·인센티브 4억 원 등)에 두산에 잔류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사실 심각한 부진이었다. 6월 타율 0.176(51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에 그쳤다. 7월에는 3경기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 1타점에 머물렀다. 주전 자리는 후배 김인태가 차지했다.

후반기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8월 5경기서 타율 0.143(7타수 1안타) 1타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1일 1군에 돌아왔지만, 역시 백업으로 대기했다. 경기 후 정수빈은 “최근 감이 좋았던 편이다. 기회가 갑자기 왔지만 준비는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잘 맞은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프로에 와서 이렇게 장기적인 슬럼프는 처음인 것 같다. 이전에는 슬럼프가 와도 이겨내고 야구를 했는데, 올해는 유독 길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야구를 오래 해왔지만, 힘든 것 같다. 좋았다가도 안 좋고 하루하루가 다르다. 올해 많이 안 좋았는데 별 다른 이유는 없이 내가 못한 거다. 핑계댈 것도 없다. 내가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음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필 FA 계약 첫 해에 긴 부진에 빠졌다. 정수빈은 “계속 못하다 보니 (계약 첫 해라는) 생각에 더 빠지게 되더라. 내가 욕을 먹어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야구를 할 날이 많이 남아있다. 못하는 건 받아들이고, 준비를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3안타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 2군에 있는 동안 마음도 다잡았다. 정수빈은 “심리적인 것도 초반에는 많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가다듬었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훈련을 통해 메워나갔다. 2군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감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안 됐던 부분을 계속 훈련했다. 최근에는 좋아졌고, 감이 조금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주전 자리에서 밀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내가 못해서 못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인정한다. 인태가 나보다 좋다.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 그냥 내가 못해서 못 나간 것이다”고 차분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회는 오늘처럼 예기치 못하게 오는 거다. 못하더라도 준비하고 있다가 기회가 와서 잘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3안타로 활약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3안타로 활약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자신도 부진하고, 팀 성적도 좋지 않아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만년 우승후보 두산은 올 시즌 7위로 처진 상황이다. 정수빈은 “팀이 잘하고 내가 못하면 덜 할텐데, 나도 못하고 팀도 안 좋아서 팀에도 미안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픈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가을에 유독 강해 정가영(정수빈은 가을의 영웅)이라는 별명이 있는 정수빈이다. 이날 활약은 정가영 그 자체였다. 이제 정가영으로 돌아온 정수빈의 부활과 함께 두산도 반등을 노린다.

[잠실(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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