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LG 트윈스의 꿈은 올해도 좌절됐다. 잠실라이벌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에 이어 가을 무대에서도 쌍둥이의 발목을 잡았다.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 2승제) 3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3-10으로 완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고개를 숙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LG는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모든 면에서 두산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LG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쳐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반면 4위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 2차전을 치르고 올라왔다. 체력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시리즈를 시작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시리즈 1승 2패로 패한 LG 트윈스.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은 여기에 외국인 투수 없이 포스트시즌에 임했다. 워커 로켓이 지난달 초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데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까지 가을야구 직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투수 싸움에서 LG의 절대 우위가 예상됐다.
하지만 LG는 출발부터 꼬였다. 지난 4일 1차전을 1-5로 지면서 시리즈 주도권을 두산에 내줬다. 2차전을 9-3으로 승리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듯 보였지만 3차전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두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두산은 후반기 막판에도 정규시즌 1위 다툼을 이어가던 LG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LG는 지난달 24일 두산과의 더블헤더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마무리 고우석의 난조 속에 비길 수 있었던 경기를 지고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비겼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LG가 이 더블헤더를 1승 1무로 마감했다면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LG로서는 이때 더블헤더 결과가 순위 다툼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6승 7패 3무로 밀리게 됐다. 6년 연속 두산전 열세라는 받아들이기 싫은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업셋이라는 아픔까지 더해졌다. 1998 시즌 준플레이오프 이후 두산과의 포스트시즌에서 4회 연속 무릎을 꿇으며 ‘두산 포비아’ 극복에 실패했다.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수비에서의 안정감, 벤치의 경기 운영 등 모든 부분에서 두산에게 밀렸다. 두산은 분명 LG보다 더 강했고 LG는 변명의 여지없는 완패를 당했다. LG는 지긋지긋한 '두산 포비아'라는 악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2021 시즌을 마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