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31)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LG 트윈스가 고민 끝에 보호선수 20인의 명단을 작성했다.
LG는 지난 14일 박해민을 계약기간 4년 총액 60억 원(계약금 32억 원, 연봉 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에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FA 시장 개장 전 예상됐던 대로 과감하게 투자에 나섰고 전력강화에 성공했다. 집토끼 김현수(33)까지 붙잡으면서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하지만 박해민 영입에는 돈 외에도 또 다른 출혈이 따른다. 박해민은 FA A등급으로 보상 규정이 가장 높다. LG는 KBO FA A등급 보상 규정에 따라 박해민의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 박해민의 올 시즌 연봉의 200%와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 혹은 박해민의 올 시즌 연봉의 300%를 줘야 한다.
류지현(왼쪽) LG 트윈스 감독과 차명석 단장. 사진=MK스포츠 DB
삼성이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택할 확률은 0%라고 봐야 한다. 박해민이 공수에서 핵심 선수였던 만큼 LG로부터 보상선수 명단을 넘겨받은 뒤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로 목표였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투타에 걸쳐 선수층이 두텁다. 즉시전력감인 베테랑은 물론 유망주까지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투수 중에는 임찬규(29), 정우영(22), 고우석(23), 진해수(35), 이민호(20), 이정용(25), 김대유(30), 최성훈(32), 김윤식(21) 등 올 시즌 주축으로 던진 선수들만 보호선수로 묶어도 9명이다.
좌완 유망주 손주영(23), 투수 전향 첫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우완 파이어볼러 백승현(26), 수술 후 재활 중이지만 전천후로 활용 가능한 좌완 함덕주(26)와 차우찬(34)까지 투수 쪽은 하나같이 쉽게 보호선수 명단에서 빼기 쉽지 않은 선수들이다.
야수 쪽도 머리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대체 불가 자원인 포수 유강남(29), 유격수 오지환(31), 외야수 홍창기(28), 채은성(31)과 주전급으로 분류되는 이형종(32), 핵심 유망주인 내야수 문보경(21)과 이영빈(19), 외야수 이재원(22), 문성주(24)까지 더하면 순식간에 20명을 넘긴다.
내부 FA였던 김현수와 상무 입대가 확정된 좌완 영건 이상영(21)이 KBO 규정에 따라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필요 없이 자동 보호된 게 LG에게는 다행이었다.
LG가 상대적으로 야수진이 부족한 삼성의 팀 사정을 감안해 보호선수 전략을 짰을 가능성도 있지만 포지션에 상관없이 핵심 선수들을 모두 보호했을 수도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박해민 영입 직후 “(류지현)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고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었다.
이제 공은 삼성으로 넘어갔다. 삼성은 지난 2016 시즌 종료 후 각각 KIA, LG에서 보상선수로 데려왔던 내야수 강한울(30), 우완 이승현(30)처럼 LG에서 넘어올 선수도 팀에 보탬이 되어 주길 간절히 원한다. 어떤 선수가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벗고 삼성의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을지 며칠 후면 결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