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구단→프로→고교코치→프로, `야구바보` 채선관의 무한도전 [MK人]

채선관(34) kt 위즈 2군 전력분석관은 지난달 2일부터 다시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2017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 후 모교인 광주제일고등학교 투수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아왔던 가운데 자신이 몸담았던 kt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채선관은 “모교에서 코치로 일하면서도 스카우트, 전력분석 등 프로 프런트 업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감사하게도 kt에서 기회를 주신 만큼 선수들과 구단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채선관은 광주일고 졸업 후 한양대에 진학했지만 프로행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프로 입단이 또 한 번 좌절됐다.

올해부터 kt 위즈 전력분석관으로 새 출발하는 채선관. 사진=kt 위즈
올해부터 kt 위즈 전력분석관으로 새 출발하는 채선관. 사진=kt 위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격려와 지원 속에 마음을 다잡은 뒤 2013년 당시 김성근(80) 감독이 이끌고 있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문을 두드렸다. 테스트에 합격해 공을 계속 던질 수 있었고 이듬해 신생팀 kt에 입단하는 기쁨을 맛봤다. 2016 시즌에는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도 밟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1군 등판은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아쉬움이 더 컸지만 부모님께 1군 경기에 뛰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기에 작은 뿌듯함도 느꼈다.

선수 시절을 마친 이후에도 야구와 끈을 놓지 않았다. 광주일고에서 4년 동안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또 다른 야구를 경험할 수 있었다.

채선관은 “처음에는 사춘기에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생각도 많이 하고 기술적인 조언도 조심스럽게 했다”며 “진심이 통해서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도 마음을 열고 잘 따라와 줬고 나 개인적으로도 정말 많은 공부가 됐다”고 돌아봤다.

아마추어 코치 경험은 전력분석관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선수 시절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선수별 장단점도 빠르게 파악되고 있다.

난관은 뜻밖의 곳에 있었다. 첫 출근 후에는 선수들의 훈련,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컴퓨터 전력분석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는데 애를 먹었다. 채선관 스스로 “노트북을 쓰는 것부터가 너무 어색하고 어려웠다”며 매일매일 몸으로 부딪치며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채선관은 전력분석원으로의 새로운 일상이 정신없는 와중에도 kt와의 운명적인 인연에는 놀라움을 느낀다.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기 직전 장인 장모님 두 분 모두 kt팬이었다는 사실을 상견례 때 알게 됐고 결혼과 동시에 kt 전력분석원으로 합류했다.

광주제일고 코치로 일하던 시절의 채선관(오른쪽) 전력분석관. 사진=채선관 전력분석관 SNS
광주제일고 코치로 일하던 시절의 채선관(오른쪽) 전력분석관. 사진=채선관 전력분석관 SNS
채선관은 “장인 장모님께 작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 기뻤다. kt에 다시 들어갈 수 있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뭔가 운명적인 것 같다. 장인 장모님이 저보다 더 좋아해 주시고 축하해 주셔서 감사했다.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웃었다. 채선관은 이제 2군 전력분석원으로서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것 하나만 생각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한 뒤 오직 야구만 보면서 살아왔던 가운데 평생 야구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채선관은 “내가 배운 건 야구뿐이고 야구 생각 밖에는 안 하는 것 같다. 주변 친구들도 다 야구로 맺은 인연들이고 옷도 야구 관련 옷밖에 없다. 모든 환경이 야구에만 맞춰져 있다”며 “돌이켜보면 도전하는 걸 참 좋아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프로에 못 갔을 때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컸다. 계속 도전하다 보니 다시 kt로 오게 됐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전력분석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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