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거포`가 최악 부진 겪고 있다고? 숫자는 다른 말 하고 있다

'115억 거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데 팀은 그만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숙일만한 성적이 아닌데 좀처럼 활기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팀은 그런 선수만 바라보고 있다.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재환(34)과 두산 이야기다.

김재환이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재환이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재환은 전반기서 수치상으로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타율이 0.240에 불과했고 출루율도 0.342에 그쳤다.

그러나 장타율은 그나마 0.462를 기록하며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다. 덕분에 OPS가 A급의 기준인 0.8을 넘어 0.804를 찍었다.

그리고 김재환은 전반기서 15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득점권 타율도 낮지 않았다. 득점권서 0.275의 타율을 기록했다. 대단히 잘했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기본은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득점권서는 장타율이 0. 536으로 크게 치솟았다. 찬스에서 큼지막한 한 방을 쳐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 하다. 김재환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다. 그에게 기대했던 것은 그 이상의 무언가였다.

물론 김재환은 폭발력을 보이며 팀을 이끄는데는 실패했다.

박건우마저 팀을 떠나며 득점 루트가 대단히 단순해진 두산이다. 외국인 타자인 페르난데스가 거포형이 아니기 때문에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꿔 줄 수 있는 선수는 김재환 한 명 뿐이다.

양석환이 있기는 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홈런 9개를 치는데 그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줘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대만큼의 모습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는 말로 김재환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답답한 것은 두산이 김재환 이외에는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권수나 김인태 등이 테이블 세터로 나름 활약을 펼쳤지만 팀 분위기를 이끌 정도는 아니었다. 허경민은 부상이 잦았고 정수빈은 긴 슬럼프에 빠져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양석환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 해 만큼의 임팩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4번 타자인 김재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다보니 나름 기본은 하고 있으면서도 고개를 쉽게 들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타율은 낮지만 홈런 타자로서 기본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에선 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팀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115억 원이라는 엄청난 몸값이 만든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무리 홈런 타자라고 해도 타율이 0.280을 돼야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홈런 숫자만으로 타율을 만회하기엔 김재환의 홈런 숫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화살이 김재환에게 쏠리는 것은 옳지 않다. 김재환은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의 몫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냈다고 할 수 있다.

타점이 47타점으로 17위까지 떨어진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재환 앞에 많은 주자를 내보내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타점 1위 한유섬(SSG)은 득점권 타석이 120타석이나 됐다. 김재환은 한참 떨어진 92타석만 기록하고 있다. 김재환이 낮지 않은 득점권 타율과 장타율에도 많은 타점을 올리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다.

WAR도 2.11으로 허경민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라 있다.

김재환은 나름대로 4번 타자로서 몫을 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몸값을 하고 있느냐는 부분은 다음 문제다. 일단 4번 타자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하고 있다고 숫자는 말하고 있다.

김재환은 아직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에게만 몰리고 있는 부담감이 조금 덜해 진다면 어떨까 싶은 것이 사실이다. .

김재환은 드러나는 수치까지 확 끌어 올리며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까. 온 팀이 김재환 한 명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선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금씩 짐을 나누어 짊어질 수 있을 때 두산은 다시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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