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 4번 타자로 쓴다. 30홈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박흥식 롯데 수석 코치가 거포 유망주 한동희(23)의 새로운 시즌 목표에 대해 한 말이다.
이대호가 은퇴하며 4번 타자에 공백이 생긴 롯데다. 그 빈 자리는 한동희를 통해 메꾼다는 계획이다.
일단 한동희는 4번 타자로 고정될 계획이다.
박 수석은 “어떻게든 한동희를 4번 타자로 키워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부담감을 이겨낸다면 큰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튼 감독님의 생각도 일치한다. 한동희를 4번 타자로 밀어붙이는 것이 새해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나쁘지 않았지만 홈런과 타점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출루율이 0.359로 아주 높지 않았고 장타율은 0.458로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가 가장 중시하는 스탯인 OPS가 0.817로 아주 높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유망주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롯데의 판단이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확실하게 키우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무작정 치게만 하는 것은 아니다. 메커니즘에도 변화를 준다. 타구에 회전율을 높여 비거리를 늘린다는 것이 핵심 변화다.
한동희에게 주어진 홈런 목표는 30개다. 4번 타자로서 타선을 이끌기 위한 최소한의 목표치다.
그런데 한동희는 아직 30홈런 근처에도 가 보지 못했다. 17홈런이 시즌 최다 홈런 숫자였다. 지난해에도 14개를 치는데 그쳤다. 4번 타자로서는 분명 모자란 수치다.
해법은 발사 각도에서 찾았다. 잘 맞은 타구는 많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홈런 숫자를 늘리지 못한다는 것이 롯데의 분석이다.
이승엽 박병호 등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를 길러낸 경험을 가진 박흥식 수석 코치는 “한동희의 평균 발사각도가 10도에서 20도 사이에 대부분 형성되고 있다. 외야 펜스가 넓고 높은 사직 구장에서 홈런을 많이 치기 어려운 각도다. 잘 맞은 타구도 직선타로 펜스를 때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다리가 느리기 때문에 그 타구에 2루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좋은 파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파워를 살릴 방법은 낮은 발사 각도를 끌어 올리는 것에서 찾기로 했다. 발사 각도를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박 수석은 “한동희의 타구는 정타로 맞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러다보니 발사각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발사 각도가 30도에서 40도 사이에는 형성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타구에 회전을 줘야 한다. 지금처럼 정타로 맞히기보다 공의 밑동으로 스윙을 밀어 넣는 궤도를 형성하며 스핀을 많이 줘야 한다. 지금은 타구의 회전수가 너무 낮다.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 회전수를 늘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동희의 타구 평균 회전수는 약 3000rpm. 최소 3500rpm까지는 회전수가 나와줘야 한다고 박 수석은 지적했다.
볼의 밑동으로 스윙을 밀어 넣어 회전수를 높이고 비거리를 늘리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많은 한동희에겐 새로운 변화가 자칫 좋았던 것 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성공한다면 대박이 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자칫 갖고 있던 장점마저 사라지며 쪽박을 찰 수도 있다.
롯데의 선택은 변화였다.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알을 깨고 나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지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타격 메커니즘을 완전히 바꾸는 시도. 위험성도 높지만 성공했을 땐 그야말로 대박이 날 수 있다.
붙박이 4번 타자와 30홈런. 한동희에게 주어진 숙제다. 한동희가 이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