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옥 캠프 종료, 투수 MVP 최충연 1000구 약속에 담긴 의미

삼성은 불펜에 약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우규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마무리 라인은 건재하지만 그 앞을 책임질 선수가 확실하지 않다.

여전히 불펜 운영법은 미궁 속에 빠져 있다. 확실하게 튀어나오는 선수가 많지 않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불펜 구상은 시범 경기까지 갈 것 같다. 시범 경기를 통해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을 쓰겠다”고 밝혔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충연이라는 소득을 얻었다. 최충연은 박진만 감독이 뽐은 캠프 투수 MVP다. 그런데 뽑은 이유가 특별하다. 최충연이 스스로 약속한 1000구 이상 투구를 해냈다는 것이 이유였다.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최충연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충연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이번 스프링캠프는 ‘지옥 훈련’으로 불렸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정도 강도의 훈련은 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훈련량이 많았다.

특타도 잦았고 특별 훈련 시간도 많았다.

투수들에게는 많은 연습 투구 지시가 떨어졌다. 그 중 최충연은 1000구를 약속했다. 반드시 발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연습 투구가 1000구 정도라면 캐치볼이나 몸풀기 투구까지 더하면 약 3000구 훈련이 된다. 선동열 전 감독 시절 투수들이라면 누구나 해야 했던 목표치였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삼성은 선 전 감독 시절 투수 왕국을 구축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탄생한 것도 그즈음이다.

최충연의 1000구 약속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훈련량을 채우며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이 최충연을 콕 집어 투수MVP라고 이야기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최충연은 한 때 삼성 마운드의 희망으로 불렸던 선수다.

2018시즌 무려 70경기에 등판해 2승6패8세이브16홀드, 평균 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삼성 불펜을 책임진 투수다.

그러나 이후 부상과 부진, 불미스러운 사건까지 겹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서 희망을 보여줬다. 약속했던 1000구 훈련을 채워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박진만 감독의 일문일답.

- 이번 캠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선참들과 젊은 선수들 모두 훈련 스케줄을 잘 소화해 줬다. 훈련이 많았음에도 흐트러진 모습 없이 집중력을 가지고 끝까지 마쳐줘 감독으로서 고맙다. 많은 땀을 흘린 만큼 올 시즌 기대가 된다.

- 선발 투수진 운영 계획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 원태인, 백정현 등 4선발까진 구상을 마쳤다. 5선발 자리를 놓고 앞으로 시범 경기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

- 외부에서 불펜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불펜진 운영 계획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마찬가지로 시범경기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하겠다. 최충연이 캠프 기간 동안 좋아져서 기대가 된다. 다른 선수들도 시즌에 맞춰 준비를 잘해주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남게 됐다.

세 선수 모두 작년에 좋은 성적을 기록했는데 팀 성적이 부진해서 좀 아쉬웠다. 외국인 선수들이 작년만큼 해준다면 국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룰 것이다. 조화가 잘 된다면 재작년 이상의 성적도 기대된다.

- 내야에서 빠진 선수들이 있는데 내야는 어떻게 구성할 예정인지.

우선 키스톤으로는 이재현과 김지찬 선수를 생각 중이다. 3루엔 이원석과 강한울 선수, 1루엔 오재일 선수가 들어간다. 시범경기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겠다. 그리고 플랜 B, C까지 염두에 두려 한다.

- 경쟁력 있는 포수가 많은데.

작년까진 전담 포수제가 있었지만 올해는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 그때그때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간다.

- 중심타선은 어떻게 구성할지.

마찬가지로 타순도 그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정할 것이다. 고정된 타순은 없다. 다만 피렐라, 강민호, 오재일, 이원석, 구자욱 등이 지금처럼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중심타선에 기용될 수 있다.

- 김태훈, 신인 이호성, 김재상 등 새로 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되는데.

김태훈 선수는 퓨처스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선수다. 캠프에서 많은 훈련을 했고, 기량이 향상됐다. 이호성 선수도 캠프 초반부터 몸을 잘 만들었고 코치진의 평가도 좋다. 김재상 선수도 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잘해주면 경쟁 구도가 생기고 팀의 뎁스도 강해진다. 시범경기까지 지켜보고 좋은 선수는 개막 엔트리에 승선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특히 기대가 된다.

- 이번 캠프에서 MVP를 꼽자면.

타자 중에선 김태훈 선수를 선정했다. 새로 팀에 왔는데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좋았다.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록했다. 투수 파트에서는 최충연 선수를 선정했다. 최충연 선수는 본인 스스로 약속한 1000구 이상을 소화했고, 실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 점도 고마웠다.

- 올 시즌 응원해 주실 팬 여러분에게 한 마디.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을 선수들과 코치들 모두 알고 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까지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부족한 부분을 잘 메꿔서 팬 여러분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 올 시즌 새로운 삼성을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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