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체육의 요람 경북 문경시 ‘또 일낸다’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상무부대 이전 이어 이번엔 한체대 유치 추진
풍부한 체육시설에 연간 스포츠행사 70개 개최
가능성 1%에 도전하는 ‘불도저’ 신현국 시장

“지난 2013년 국군체육부대(상무) 유치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의 한국체육대학교를 문경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보다 많은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체육시설을 더욱 확충해 많은 시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세 번째 문경시정을 이끄는 신현국(71) 시장. 1%의 가능성에도 주저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불도저’ 신 시장을 최근 문경 현지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시종 70대답지 않은 의욕과 열정을 보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서울 한국체대의 문경 이전을 추진하는 신현국 문경시장. 사진=문경시청 제공
서울 한국체대의 문경 이전을 추진하는 신현국 문경시장. 사진=문경시청 제공
한국체대 문경 이전 범시민 추진위 출범

- 10년 전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해 엘리트 체육의 요람을 자처하는 문경시가 이번에는 서울시 둔촌동에 있는 한국체대의 문경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5일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 문경시 각계각층 대표 716명이 참여한‘한국체육대학교 문경 이전 범시민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신 시장은 “2024년 중부내륙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수서에서 천혜의 청정관광 도시 문경까지 소요 시간이 65분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이 더 쾌적한 시설에서 운동할 수 있고 인근 국군체육부대와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하지만 한국체대가 국립대로 일부가 아닌 학교 전체를 문경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교육부, 문체부 등 관련 부서들과의 협의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부딪쳐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지난 2006년 4대 문경시장을 맡고 있을 때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하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무모한 도전’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가능성이 1%도 안된다’고 깎아내렸습니다. 그러나 2010년 5대 문경시장에 재선돼 2011년 말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사퇴할 때까지 국군체육부대의 유치를 위해 집요한 노력을 이어간 결과 2013년 국군체육부대의 문경 이전이 이루어졌습니다.”

2013년 문경시 호계면 상무로로 이전해 운영되는 국군체육부대 전경. 사진=문경시청 제공
2013년 문경시 호계면 상무로로 이전해 운영되는 국군체육부대 전경. 사진=문경시청 제공

문경시 호계면 상무로의 국군체육부대는 육상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28개 종목을 거느린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요람으로 국내 대학, 실업팀들에 ‘전지훈련의 메카’로 인식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 이전 2년 뒤인 2015년에는 제6회 세계군인체육대회(CISM)가 문경을 중심으로 인근 김천 안동 영주 일대에서 개최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었다. ‘우정의 어울림’‘평화의 두드림’이란 구호 아래 열린 이 행사에는 세계 117개국 선수단 7045명이 참가해 문경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매년 선수단 7~8만 명 북적…지역경제 활성화

- ‘스포츠 관광도시 문경’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20개나 많은 70여 개의 각종 체육대회를 유치했는데.

▲ “지난 2월 2023 민속씨름 문경장사대회 개최를 필두로 3월의 제53회 전국장사씨름대회, 제51회 춘계 전국 초중고 유도연맹전, 아시아 하키연맹 총회, 4월의 파크골프 중앙회 임원대회, 제23회 경북협회장배 합기도 대회 및 국무총리기 대표선발전, 문경시장기 사회인야구대회 등을 치렀습니다. 5월에는 선수·임원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가 10일간 열리며 8월에는 1만여 명이 함께하는 문경새재 맨발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오는 11월까지 열릴 70여 개 대회는 인구 50만의 경북 최대도시 포항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참가선수 임원만 5만6000여 명이며 학부모와 응원단을 고려하면 연간 7, 8만여 명이 문경의 숙박, 음식 등 접객업소에서 며칠씩 먹고 자며 돈을 풀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문경시 점고길 국제규격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야간 훈련을 마친 동호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경시청 제공
문경시 점고길 국제규격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야간 훈련을 마친 동호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경시청 제공

- 인구 7만의 지방 중소도시 문경이 스포츠 중심도시로 탈바꿈하기까지는 각종 체육시설이 잘 갖추어져야 가능할텐데.

▲ “우선 시민운동장에 트랙 8레인을 갖춘 육상경기장이 있고 축구장이 시민운동장(천연잔디)과 영강체육공원(인조잔디) 두 곳에 있습니다. 또 점고길 20번지에 국제규격의 소프트테니스장 13면(돔 8면, 실외 3면, 실내 2면)과 실내체육관, 온누리센터(장애인체육관), 배드민턴체육관을 운영하고 있고 체육관길에는 문경 문화체육센터가 있습니다. 이밖에 씨름장 두 곳을 비롯해 야구장, 수영장, 국제클라이밍센터, 관광사격장, 테니스장(14면), 게이트볼장(73면), 그라운드골프장(3면), 파크골프장, 국궁장 등 15개소의 체육시설을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체력 증진을 위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문경토박이로 박사학위 소지…‘노래하는 시장’

문경시 가은읍 전곡리에서 태어난 신시장은 대구고, 영남대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아시아공과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구파. 환경부 폐기물정책과장, 대구지방 환경관리청장, 환경부 공보관 등을 역임했으며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문경시장, 국회의원 선거 등에 모두 여덟 번 나서 세 번 당선되고 다섯 번은 고배를 들었다. 선거 운동 기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흘러간 가요를 곧잘 불러 ‘노래하는 시장’으로도 불린다. 2006년, 2010년에 이어 2022년 세 번째 시장에 당선된 뒤 청사 2층에 있던 시장실을 1층으로 옮겨 시민들과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했다는 평을 들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세례명은 토마스 모어.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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