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잠실에서, 그것도 포수가 홈런왕이 될 수 있을까.
현재 홈런 부문 1위 자리에는 LG 박동원(33)의 이름이 올려져 있다.
박동원은 구장 규모가 가장 큰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다. 게다가 체력 소모가 많아 출장 경기 수를 조절해 줘야 하는 포수다. 홈런왕이 되기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박동원이 가장 좋은 홈런 페이스를 보이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다른 경쟁자들도 전형적인 홈런 타자형이라고 보긴 어렵다.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은 일이다.
박동원은 그 모든 악재를 넘어서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포수가 홈런왕에 오른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잠실 홈런왕은 2018시즌 김재환(44개. 두산)이 마지막이었다. 김재환은 당시 잠실 홈런왕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얻으며 MVP까지 오른 바 있다.
포수가 홈런왕이 된 것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4년 박경완이 34개의 홈런으로 1위를 차지했었다. 이후로는 포수 홈런왕이 나오지 않았다.
당시만해도 포수도 거의 전 경기를 출장하던 시절이었다. 어디 아프지 않으면 거의 모든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포수도 로테이션을 도는 것이 상식이다. 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는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박동원이 홈런왕을 노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체력 소모가 큰 포수가 홈런왕이 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아직은 팀이 치른 거의 전 경기에 뛰고 있는 박동원이다. LG는 15일 현재 35경기를 했는데 박동원은 그중 34경기에 출장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박동원을 하위 타선에 배치하는 것으로 체력 관리를 대신하고 있다. 좀 더 부담이 덜한 자리에 기용해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7번 타순에 가장 많은 75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앞으로는 체력 관리를 해 줘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특히 여름 승부에서 버티려면 포수의 체력 관리는 필수적인 일이다.
홈런왕은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박동원 입장에선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요소다. 많은 경기 출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박동원은 각종 악재를 딛고 ‘잠실 포수 홈런왕’이라는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지, 또 체력 관리는 원활하게 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