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이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정우영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LG가 3-1로 앞선 8회초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5번)로 LG의 지명을 받은 정우영은 빠르고 지저분한 볼 끝의 투심이 강점으로 꼽히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데뷔 시즌 신인왕을 받았으며 2022시즌에는 35홀드를 수확, 홀드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은 258경기(263.1이닝) 출전에 17승 16패 8세이브 98홀드 평균자책점 2.94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 받아 지난 3월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정우영. 그러나 그는 올 시즌 들어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이번 한화전 전까지 성적은 18경기(14.2이닝) 출전에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5.52. 특히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36에 달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이날 한화 타선을 잘 막으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두타자 노시환을 상대로 4구 만에 삼진을 솎아냈다. 이후 후속타자 채은성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인환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흔들리지 않은 정우영은 이어 이진영마저 6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지난달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3-4 LG 패) 이후 21일 만이자, 7번째 홀드를 수확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이날 정우영의 투구 내용이 더욱 고무적인 것은 투심의 볼 끝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은 첫 타자였던 노시환을 상대할 때 도드라졌다.
정우영 역시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제 주무기인 투심으로 (노)시환이를 잡고 싶었다. 요새 변화구를 계속 던지고 있긴 하지만, 제 주무기로 이겨내 보고 싶었다”며 “(노)시환이가 요새 잘 치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제가 앞서지만, 리그에서 잘 치는 타자니까 투심으로 잡아보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인생이 제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다. 야구가 제가 생각한대로, 노력한대로 안 됐다. 야구가 쉽지 않았다”며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본 정우영. 이 기간 LG 구성원들은 그를 향해 많은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영은 “김광삼 투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가장 고생을 많이 하셨다. 형들도 감사드린다”며 “(특히) (김)현수 형이 했던 말이 있다. ‘너가 남들보다 너무 빠르게 올라왔던 것 같다. 한 템포 쉬어간다 생각하고 다시 천천히 올라가자’고 말했다. 그 분들에게 제일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우영과 더불어 기존 필승조였던 이정용(이하 20일 경기 전 기준·2승 3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40)마저 올해 부진하자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4홀드 평균자책점 3.98), 박명근(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24) 등으로 ‘제2의 승리조’를 구축, 돌파구를 모색했다. 두 선수 모두 어느정도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상황. 여기에 정우영마저 위력을 되찾는다면 LG는 날개를 달 수 있다.
과연 정우영은 반등에 성공해 20일 경기 전 기준으로 25승 14패를 기록, 2위를 마크하고 있는 LG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까. 그는 “이번 달 안에 (좋았을 때의 폼을) 찾겠다. (염경엽) 감독님께서 계속 기용해주신다면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다”고 부활을 자신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