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코치진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3, 6월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 그리고 앞으로 해낼 축구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콜롬비아, 우루콰이전, 그리고 6월 페루, 엘살바도르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무 2패로 거스 히딩크(2무 1패) 이후 외국인 감독으로선 최다 무승의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과정과 결과를 떠나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박용우, 정승현을 중용하기도 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정승현이 페루, 엘살바도르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고 박용우는 A매치 데뷔, 첫 선발 출전 등 클린스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했다.
박용우와 정승현, 그리고 이명재, 이규성, 팀 매니저 등 5인은 현재 K리그 상벌위원회에 참석한 상황이다. K리그 규정에 따르면 이들은 최대 10경기 출전 정지,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선수들을 계속 감싸 안는 자세를 취했다. 명분을 잃은 상황에서 경기 결과까지 좋지 않으니 언론과 여론의 반응 역시 차가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페루전 이후 “원두재의 부상으로 순간 박용우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소집 전 일에 대해선 알고 있다. 그래도 소집 후 보여준 모습, 운동장에서의 태도는 긍정적이었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경기에서도 지켜본 모습을 보여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젊은 사람은 더 많이 실수한다. 그때 주위 사람이나 어른에게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오현규로 보면 매일 성장하는 선수다. 내일도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운동장 안이나 밖에서나 실수할 수 있다. 감독으로서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조차 실수한다. 그때마다 조언을 통해, 인간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난 클린스만 감독의 스탠스는 여전했다. 오히려 “나는 항상 선수들 앞에 나설 것이다. 선수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선수들 앞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제 자식 잘못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 클린스만 감독이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의 잘못을 감독이 감싸 안는 건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일이 과연 감싸 안아야 하는 일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일관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종로(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