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위즈의 3위 도약. 그 비결에는 안정된 선발투수진과 품격을 보여준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 배제성의 6이닝 2실점 역투와 7회초 결승 2점 아치를 그린 황재균의 수훈에 힘입어 4-3으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파죽의 7연승을 달린 KT는 48승 2무 43패를 기록, 두산(46승 1무 43패)을 제치고 지난 4월 19일 수원 SSG랜더스전 이후 107일 만에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KT의 7연승은 올해 들어 처음이자 지난 2022년 6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7월 9일 수원 롯데자이언츠전에서 달성한 이후 무려 391일 만이다.
개막 전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팀들로부터 LG 트윈스와 함께 가을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지목 받았던 KT. 그러나 그들은 시즌 초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야심차게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1승 7패 평균자책점 5.62)가 깊은 부진에 빠져 일찌감치 짐을 쌌으며, 소형준, 배정대 등 주축 선수들은 부상에 시달렸다. 정확히 6월 4일까지 KT의 위치는 ‘꼴찌’였다.
하지만 이후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슐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재합류한 윌리엄 쿠에바스(4승 무패 평균자책점 3.88)가 맹활약했고, 초반 기복이 심했던 웨스 벤자민(11승 3패 평균자책점 3.79)은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갔다.
여기에 고영표(9승 5패 평균자책점 2.50), 엄상백(5승 6패 평균자책점 3.48), 배제성(5승 6패 평균자책점 4.01)으로 짜여진 토종 선발투수들마저 자기 몫을 충실히 하며 KT는 안정된 선발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 포함해 KT 선발진은 무려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이 같은 선발진의 안정화는 불펜진에 숨통이 트이게 한 것은 물론이고,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까지 이끌어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진이 잘 버텨주고 있어서 게임이 된다. 선발투수들이 등판하면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한다. 보이지 않는 경쟁심이 생긴 것 같다”며 “선발진이 버텨주니 한 경기에 한 두번 오는 기회를 베테랑 타자들이 놓치지 않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승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강점들을 바탕으로 키움 히어로즈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KT는 후반기 들어서도 거센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8일부터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스윕승을 달성했고, 1일~3일에도 안방에서 2위 SSG랜더스를 3연패에 빠뜨렸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두산마저 제압하며 KT는 3위와 마주하게 됐다.
특히 공교롭게도 KT는 이번 경기에서 앞서 언급했던 본인들의 강점을 잘 보여줬다. 선발투수 배제성은 6이닝 7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6패)째를 수확했고, 베테랑 타자 황재균은 7회초 두산 우완 불펜투수 정철원을 상대로 우월 결승 2점포를 작렬시켰다.
이처럼 강력한 선발진과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으로 약 두 달 만에 최하위에서 3위까지 올라온 마법사 군단. 이들이 부릴 마법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KBO리그 후반기 상위권 판도가 KT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