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시즌이 유독 길게 느껴질 투수들이 있다. 바로 이의리(KIA 타이거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이다. 세 선수는 올해 열리는 야구 국제대회에 모두 참가 가능한 선발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즌 초 WBC에 이어 다가오는 9월 말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11월 중순 열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까지 이들이 주축 투수 역할을 맡아야 할 전망이다.
KBO는 8월 29일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되는 APBC 대회에 출전할 대표팀 예비 선수 명단 62명을 확정했다.
2017년 첫 대회가 개최된데 이어 올해로 2번째를 맞이하는 APBC 2023은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내의 선수 및 와일드카드 3명(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으로 구성되며, 오는 10월 중순 최종 26명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APBC 2023은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한국, 일본, 타이완, 호주 등 4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3일 동안 풀리그를 펼친 뒤 예선 결과에 따라 대회 마지막 날인 19일 3위 결정전 또는 결승전을 치른다.
APBC 예비 명단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투수 파트다. 대회 총 4경기에서 선발 투수 역할을 맡는 주축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중요한 가운데 이 역할은 원태인, 이의리, 곽빈,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상기 네 투수 모두 아시안게임을 참석한 뒤 잔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 원태인과 문동주의 경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다녀온 뒤 하위권으로 처진 소속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다면 1개월여 정도 휴식을 취할 시간이 생긴다. 하지만, 5강 싸움을 벌이는 소속팀에 있는 곽빈과 이의리의 경우 정규시즌 잔여경기 등판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곽빈의 경우 시즌 중반 허리 통증을 겪어 1군에서 빠진 기억이 있다. 이의리도 최근 어깨 불편함 호소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뒤 1군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미 WBC 참가로 시즌 준비를 일찍 시작한 두 선수가 아시안게임과 정규시즌 잔여경기, 그리고 포스트시즌까지 소화하고 APBC 대회까지 뛸 경우 투수로서 꽤나 큰 데미지를 받을 수밖에 없다.
A 구단 관계자는 “대표팀 몇몇 주축 투수는 WBC 대회 준비로 지난해 겨울 시즌 준비를 일찍 시작했다. 그 여파를 시즌 중반에 이미 겪은 데다 9월 말 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공을 던져야 하지 않나. 거기에 가을에 쉬지 못하고 또 국제대회에 나가서 공을 던지면 데미지가 상당할 거다. 내년에도 건강히 공을 던져야 하는데 걱정이다. 국제대회를 한 번만 나가도 여파가 큰 데 한 해에 세 번이나 나가니까 후유증이 우려스럽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KBO는 APBC 대회 참가를 위해 최소한 11월 둘째 주 주말까지 한국시리즈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잔여 경기 편성을 진행했다. 만약 한국시리즈까지 소화하는 대표팀 투수가 있다면 고난의 행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KBO 관계자는 “APBC 대회는 24세 이하 출전이라 아시안게임과 다소 예비 명단이 다르게 나왔다. 그래도 원태인, 이의리, 곽빈 등 대표팀 발탁 조건을 충족하는 주축 선수들은 계속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잔여경기를 마무리한 뒤 전력강화위 회의를 통해 최종 명단을 선택할 계획이다. 포스트시즌에 참가하는 팀이라도 APBC 대회 시작 전에 모든 KBO리그 일정이 마무리되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