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캡틴’ 외야수 구자욱이 깜짝 좌익수 수비 이동에 대해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구자욱은 장기적으로도 좌익수에 자리 잡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자욱은 9월 6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으로 팀의 7대 2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구자욱은 주 포지션인 아닌 좌익수로 깜짝 선발 출전해 눈길을 모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이와 관련해 임시적인 결정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선 아래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구자욱 선수는 팀 사정상 우익수로 계속 출전했지만, 체력적인 면을 고려하면 이제 좌익수로 가주는 게 팀에 더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본다. 김성윤 선수가 우익수 수비를 잘 소화해주고 있다. 구자욱 선수는 몇 년 전에도 좌익수 훈련을 소화한 적이 있다. 홈구장인 라팍 3루가 우리 벤치다 보니까 체력 안배도 고려했다. 선수 본인도 수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구가 좋은 김성윤이 우익수로 이동하는 효과도 있다. 박 감독은 “우익수 자리는 아무래도 강한 어깨를 지닌 선수가 맡는 게 낫다. 나도 3루 베이스코치를 해봤지만, 상대 1루 주자가 3루로 한 번에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우익수가 강견이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성윤 선수 정도 어깨면 그런 수비적인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익수로 자리를 이동한 구자욱은 큰 무리 없이 이날 경기 수비를 소화했다. 타석에서도 오랜만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구자욱은 최근 5경기 동안 타점 없이 총 2안타에 그치는 타격 침체에 빠져 있었다.
이날 구자욱은 3회 초 첫 안타를 때린 뒤 5회 초 볼넷을 얻어 멀티출루 경기에 성공했다. 구자욱은 1대 2로 뒤진 7회 초 1사 1, 3루 기회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로 경기를 뒤집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 구자욱은 8회 초 2사 만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진승현을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기도 했다.
삼성은 이날 팀 타선의 장단 9안타 7득점과 팀 마운드 호투를 앞세워 7대 2로 롯데를 꺾고 시즌 50승 고지를 밟았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뒤 “선발과 불펜을 막론하고 투수진들이 좋은 투구를 보여주며 실점을 최소화한 것이 후반 역전승 기반이 됐다. 타선에서도 후반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 불펜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울산 원정경기라는 낯선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이 오셔서 응원해 주셔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팬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구자욱도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오랜만에 중요한 안타를 쳐서 기쁘다. 최근 타격감이 안 좋아 위기의식을 크게 느꼈었다. 우천 취소 변수와 함께 강한 상대 투수 공을 본 뒤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슬럼프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도 선수의 몫이라고 생각해 좋은 타격감을 되찾으려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좌익수 수비 이동도 구자욱에겐 긍정적인 결과였다. 구자욱은 “우익수에서만 타구를 보다가 좌익수에서 타구를 바라보니 시야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강봉규 코치님이 잘 도와주셔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예전부터 외야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출전하고 싶었다. 좌익수 수비 출전도 개인적으로 좋다고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구자욱은 실제로 우익수보다 좌익수 수비가 체력 안배에 있어 더 도움이 된다고 바라봤다. 구자욱은 “우익수 수비 자리가 생각보다 훨씬 멀다. 하루에만 18번을 뛰어갔다 오는 게 체력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 좌익수 자리에서 이동하다 보니까 확실히 편하게 느껴졌다. 우익수로 간 (김)성윤이가 나보다 어깨가 좋고 ‘영’하니까 괜찮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울산=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