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언니들만 봤는데, 이제는 아니죠.”
정관장 미들블로커 정호영(22)은 개인 두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 막내로 대회에 참가해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언니들과 함께 동메달을 걸었다.
당시에는 미들블로커 포지션이 아니었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출전 시간 역시 짧았다.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 들어갔다. 17세 유망주의 첫 아시안게임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끝이 났다.
그러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다르다. 3년 전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전향을 하면서 완전히 달라졌고, 소속팀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굳건한 주전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다. 5년 전 아시안게임에 함께 나갔던 박은진(정관장), 이주아(흥국생명)와 드래프트 동기 이다현(현대건설)과 함께 한국의 미들블로커진을 책임진다.
지난달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항저우 사범대학교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만난 정호영은 “그때는 고등학생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왔다. 언니들 경기하는 거 구경만 했다. 또 포지션 역시 아포짓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교체로 들어가 잠깐 뛰거나 원포인트 블로커로 들어가는 게 전부였다”라고 5년 전을 돌아봤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정호영은 “이제는 직접 경기를 뛰고 이끌어야 한다. 주전으로 경기를 뛰고 있으니 그때와 느낌이 다르다”라며 “상대 선수들 분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제는 코트 반대편에 있는 선수들을 보면 낯익은 선수들이 많다”라고 웃었다.
정호영은 2020년,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으로 전향했다. 당시 소속팀 감독이던 이영택 現 IBK기업은행 수석코치의 권유에 정호영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전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되면서 한국은 10년 이상을 이끌 소중한 미들블로커 자원을 얻었다.
정호영은 “나는 정말 만족한다. 갈피도 못 잡고 있었는데, 그제야 내 길을 찾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제는 방향을 정하고 내 길을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 전에 열린 세 개의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전패,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4강 탈락,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 전패 등 세계 무대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은 들지만 경기 감각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건 호재다.
정호영 역시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는 건 맞지만, 웨이트 훈련을 틈틈이 하며 유지를 하고 있다”라며 “그래도 경기 감각이 살아 있다. 올림픽 예선을 뛰고 온 우리에게 분명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안게임에 15번 나서 14번 메달을 획득했다. 유일한 노메달은 2006 도하 대회(5위) 뿐. 1위 2번, 2위 8번, 3위 4번을 기록했다. 17년 만에 노메달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첫 경기 베트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아시안선수권 예선서 2-3의 충격패를 당했지만 분명히 갚겠다는 각오다.
정호영은 “여기 온 이상 목에 메달을 걸고 싶다. 그 첫걸음이 베트남전이다. 꼭 이기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정호영은 “내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올해 마지막 국제 대회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 들고 한국으로 가고 싶다. 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