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거니까, 저만 잘하면 돼요” 맞대결 앞둔 김하성과 이정후의 이구동성 [MK현장]

“잘할 거니까, 저만 잘하면 돼요.”

키움히어로즈 시절 한 팀에서 뛰었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는 김하성(28)과 이정후(25), 둘의 마음가짐은 똑같다.

두 선수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2024시즌을 치른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이정후와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의 마지막 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계약의 첫해다. 두 선수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두 선수는 오프시즌 기간 팽팽한(?)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출국길에 오른 김하성이 “정후가 치면 봐주는 것 없이 잡겠다”고 선전포고하자 이정후는 “사적인 감정은 모두 빼고 선수 대 선수로 상대해야 한다. 나도 형이 치면 이빨로라도 잡을 것”이라며 응수했다.

미국에 도착한 뒤에 둘은 웃으면서 신경전을 마무리했다. 김하성은 “내가 ‘이빨로 잡을 필요까지 있겠냐’고 말하니까 (이)정후도 웃자고 한 말이라고 하더라. 이빨까지는 너무했다며 미안하다고 했다”며 둘 사이에 있었던 대화를 소개했다.

밖에서는 한없이 친한 사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양보 없는 대결이 예상된다. 둘은 당장 오는 3월 29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본토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타격 연습하는 김하성

둘의 대결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두 선수가 나란히 타선의 제일 위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김하성은 지난 시즌 팀의 1번 타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샌디에이고가 이번 캠프에서 새로운 1번 타자 자원을 발굴하거나 갑자기 노선을 틀어 새로운 리드오프 자원을 영입하지 않는 이상 이날 경기의 1번 타자는 김하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도 팀의 1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개막전에서 리드오프로 나오지 않으면 충격받을 것”이라며 이정후의 리드오프 출전을 예고했다.

앞서 한국인 타자끼리 맞대결을 벌인 사례는 많았지만, 두 선수가 모두 리드오프로 나온 경우는 흔치 않다.

타격 연습하는 이정후

이정후는 “신기하다. 한국에서 같은 팀에서 뛰던 선수 둘이 메이저리그에서 개막전을 나란히 뛴다는 것은 내게도 의미 있는 일이고, 한국 야구사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김)하성이 형은 잘할 거니까, 나만 잘하면 될 거 같다”며 맞대결을 준비하는 각오를 전했다.

김하성도 놀라울 정도로 같은 말을 했다. “둘 다 잘해야 한다. 정후는 잘할 거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말을 남겼다.

두 선수는 빅리그 무대에서 성공한 상대의 모습을 기대하며 앞으로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필드에서 땀 흘릴 것이다.

[스코츠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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