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이후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한 주를 보냈지만 팬들 덕분에 다시 행복했고 힘이 생겼다.”
‘상처 가득한 호랑이’ 손흥민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후 토트넘 홋스퍼로 복귀했다.
복귀전부터 펄펄 날았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과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교체 출전, 브레넌 존슨의 극장 결승골을 돕는 어시스트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한동안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에이스로서 활약했던 손흥민. 전담 페널티 키커로서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했고 호주와의 연장전에선 기가 막힌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4강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6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이라는 목표를 세웠으나 4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을 포함한 어린 선수들과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큰 시련을 겪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커리어, 그리고 애국심을 보여준 에이스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아시안컵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심지어 대표팀 내분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그가 받은 상처와 아픔은 쉽게 헤아리기 어려웠다.
토트넘은 이런 손흥민의 상처와 아픔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지난 브라이튼전에서 손흥민이 교체 투입된 당시 기립 박수와 함께 엄청난 환호를 보내며 에이스의 귀환을 자축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 공식 채널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이후의 이야기를 처음 꺼냈다.
손흥민은 먼저 “(브라이튼전에)내가 들어가기 전, 워밍업부터 모두가 박수를 보내줬고 환영해줬다. 정말 믿기 힘든 느낌을 받았다. 전혀 기대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팬들의 환영을 받게 돼 집에 돌아온 것 같았다”며 “아시안컵 이후 여전히 아프고 괴로웠던 상황이었는데 크게 환영해주고 반겨줬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 선수들 역시 손흥민의 복귀에 기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연한 일이었고 손흥민 역시 이에 감격했다.
손흥민은 “미칠 듯이 좋았다. 좋은 느낌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동료들이 그리웠다. 그만큼 (토트넘에서)중요한 시간을 보냈고 살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시기에 떠나 아쉬웠지만 국가대표팀도 나의 일부분이었다. 복귀했을 때 내게 있어 가장 필요했던 따뜻한 포옹을 선수들이 해줬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외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런 환영을 받는다는 건 엄청난 영광이다. 너무 감사하다”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으나 팬들 덕분에 다시 행복했고 힘이 났다. 인생에 있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순간일 것이다. 그리고 올해 특별한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뤄내겠다. 토트넘에서 뛰는 동안 팬들을 행복하게 하고 웃게 하며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누구처럼 ‘남 탓’보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만 이어갔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장이자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부족함이 없었고 공식 인터뷰에서도 모범적인 답만 내렸다. 손흥민이라는 사람이 가진 그릇의 크기를 알 수 있었던 짧은 인터뷰였다.
한편 손흥민은 18일 황희찬과의 ‘코리안 더비’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1-2 패배를 지켜봤다. 경기 내내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였던 손흥민이지만 단 1번의 슈팅 기회를 얻지 못했다.
토트넘은 홈 5연승 마감은 물론 2024년 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