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미래가 밝은 것 같다.”
베테랑 우규민이 새 소속팀 KT위즈의 젊은 투수들에게 감탄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까닭이었다.
지난 2003년 2차 3라운드 전체 19번으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우규민은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베테랑 우완 잠수함 투수다.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낙폭이 큰 체인지업이 강점인 그는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며 프로 통산 759경기(1383.1이닝)에서 82승 86패 90세이브 106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써냈다.
이런 우규민은 지난해 11월 야구 인생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 된 것.
이후 부산 기장에서 펼쳐진 KT의 1차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새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우규민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 3일 고친다 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서는 KT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경기에서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7회말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선두타자 김인환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다. 이어 황영묵에게는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 냈으나, 유격수의 송구가 높게 형성되며 무사 1, 2루에 봉착했다.
그러나 우규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도윤을 2루수 직선타로 유도했다. 이때 김인환도 미처 2루로 귀루하지 못하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갔다. 이후 그는 장규현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KT가 강현우의 좌월 투런포로 리드를 잡았고, 끝내 2-0으로 승리함에 따라 우규민은 승리까지 챙기게 됐다.
경기 후 승리 기념구를 들고 취재진과 만난 우규민은 “KT 유니폼을 입고 처음 던지는 것이라 설렘 반, 긴장 반이었다”면서 “몸 상태가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정식 경기 때처럼 했는데 본의 아니게 무사 1, 2루가 되며 긴장감이 확 올라왔다. 호된 신고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다행히 결과가 좋게 끝났다. 던질 수 있는 것은 다 던졌다. 준비하던 대로 한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장 캠프부터 잘 준비한 것 같다. 트레이닝 파트도 그렇고 (이강철) 감독님, 코치님들이 다 신경써서 잘 관리해주셨다. 저 뿐 아니라 선수들이 다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재미있는 캠프, 분위기 좋은 캠프였다. 각자에게 유용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분위기가 좋아)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너무 짧게 지나간 것 같다. 훈련은 물론이고 생활 분위기, 주변 환경이 다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2021시즌 통합우승을 비롯해 2022시즌 4위, 2023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호의 면모를 구축해 가고 있는 KT는 투수 왕국이라 불린다.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를 보유한 가운데 손동현, 박영현, 이상동 등 잠재력 있고 젊은 투수들도 즐비하다. 특히 우규민은 이들의 마음가짐에 감탄했다.
우규민은 “젊고 좋은 투수들이 많다. 이들은 야구에 대한 열정도 크다”며 “와서 놀랐던 부분이 후배들이 각자 할 것을 알아서 찾아 하는 모습이었다. 제가 어릴 때 못했던 부분이었다. 후배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많은 발전을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KT의 미래가 밝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우규민이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론 그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우규민은 KT와 함께 그 꿈에 다가가고자 한다.
“(올 시즌) 당연히 이기고 있는 경기에 나가면 좋겠지만 어디든 상관없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안 될때 다른 투수가 나가 잘 던지면 좋다. 당연히 제가 나갔을 때도 잘 던져야 한다. 무조건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할 것이다. 한국시리즈에 가서 꼭 우승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우규민의 다부진 한 마디였다.
오키나와(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