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터 탈락’ 고우석, 좌절은 금물이다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12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고국을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마이너리그 강등 통보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한 고우석(25)에게 지금은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고우석은 20일 발표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예비 명단’도 아니고 마이너 옵션을 이용해 트리플A로 강등됐다. 서울시리즈 도중 부상자가 생겨도 우선 순위가 아님을 의미한다.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9회말 1사 1루서 LG 이재원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고척돔)=천정환 기자
2024년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9회말 1사 1루서 LG 이재원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고척돔)=천정환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9회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고척돔)=천정환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9회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고척돔)=천정환 기자

서울을 찾은 31명의 선수중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는 다섯 명. 이중 투수가 네 명이었고 고우석을 제외한 나머지 셋은 선발 자원(페드로 아빌라, 딜런 시스, 맷 월드론)이었다.

불펜 투수중에는 고우석이 유일하게 제외된 셈이다. 결국 마지막 경쟁에서 웃지 못한 꼴이 됐다.

결과적으로 룰5드래프트로 합류한 스티븐 콜렉과 경쟁에서 밀린 모습이다. 콜렉은 룰5드래프트 지명 선수라 개막 로스터에 포함하지 않으면 원소속팀으로 돌려보내야한다. 여기에 콜렉은 시범경기 기간 6경기 5 2/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고우석은 친정팀 LG와 경기에서 9회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 타자들을 상대로 힘든 시험 무대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 홈런이 그를 엘 파소로 보낸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는 이번 캠프 다섯 차례 등판에서 4 1/3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볼넷 2개 탈삼진 5개로 볼넷과 삼진 비율은 준수했으나 강한 타구를 많이 얻어맞았다. 최소한 끔찍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뭔가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 자신도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컨디션이 더디게 올라온다’는 말로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스스로도 불안한 기운을 감지한 모습이었다. 그는 캠프 기간 가진 인터뷰에서도 “시작을 조금 다른 곳에서 시작하거나 그렇게 될 수 있더라도”라는 표현을 써가며 개막 로스터 합류를 자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서울 방문에도 그는 가족들을 떼어놓고 홀몸으로 왔다. 아들이 너무 어려 이동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달았지만, 스스로 서울에서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음을 느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한 예감은 결국 현실이 됐다.

샌디에이고 고우석.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샌디에이고 고우석.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마이크 쉴트 감독도 개막 로스터가 발표된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빌드업이 충실하지 않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면 많이 기여를 하게 될 거라 믿는다. 우리 코칭스태프에서도 적응 기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앞으로를 기대해도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선수도, 벤치도 그가 아직 제대로 준비된 상태가 아님을 인정한 모습. 그를 한국까지 데려가놓고 개막로스터에서 제외한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그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2014년에 있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한 윤석민은 계약 두 번째 해부터 마이너 거부권을 포함시켰다.

볼티모어 구단은 그해 윤석민이 트리플A에서 23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하자 다음해 그를 아예 40인 명단에서 제외해버렸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캠프조차 초청하지 않았고, 윤석민은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고우석도 같은 결말을 맞이할까? 그가 보여주기에 달려 있다.

불펜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이동이 가장 많은 포지션이다. 기회의 문은 언제든 열려 있다. 그가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샌디에이고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계속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나서부터 시작이다’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주문하고 자기 암시를 걸며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좌절은 금물이다. 이대로 절망하기에는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시작은 미약했을지라도 끝은 창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아직 젊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더 이상 투수의 것이 아니듯, 기자의 손을 떠난 글도 더 이상 기자의 것이 아니다. 판단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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