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슈퍼팀’의 스토리가 봄이 되니 완성되고 있다.
부산 KCC는 지난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9-72 대승, 2연승과 함께 4강 플레이오프를 바라보고 있다.
KCC는 무려 100%(23/23)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차지했다. 심지어 SK의 안방에서 거둔 2승이기에 그 이상의 플러스 효과가 있다. 부산 안방에서 치르는 3차전은 ‘슈퍼팀’의 4강 진출 축하 파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규리그 때와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이어졌고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도 이 정도의 집중력과 경기력을 보인 건 대단한 반전이다.
드라마 각본보다 더한 스토리가 쓰이고 있다.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팀을 이끈 허웅과 라건아, 프로 인생 첫 부진을 극복한 이승현, 여기에 부상 악령을 떨쳐내고 돌아온 최준용, 송교창, 마지막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슈퍼팀’에 반드시 필요한 ‘빛과 소금’ 정창영, 그리고 캘빈 에피스톨라 등 주연과 조연의 다양한 스토리가 이제는 클라이맥스로 향하고 있다.
더욱 무서운 건 송교창과 최준용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점. 전창진 감독은 두 선수의 로테이션을 적절히 활용,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3월 부상으로 인해 서서히 컨디션을 올리는 과정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결과가 좋다.
KCC가 지난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SK를 이렇게 무너뜨릴 것이라고 예상한 이가 있었을까. KCC의 우세를 점치더라도 대부분 접전을 생각했을 뿐 잠실에서의 2연승을 기대한 전문가는 없었다. 그만큼 그들의 질주는 겁이 날 정도로 무섭다.
심지어 SK는 1999-00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시작으로 총 5번의 봄 농구에서 KCC를 모두 이긴 ‘천적’이었다. 지난 2022-23시즌에도 3전 전패 수모를 겪는 등 봄에는 피하고 싶은 팀. 그러나 지금의 KCC는 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KCC가 SK를 3전 전승으로 잡아낸다면 ‘정규리그 1위’ 원주 DB의 입장에선 그리 반갑지 않은 일이다. DB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실제로 정규리그 내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다만 플레이오프는 결국 전력 이상의 기세 싸움이 중요하다. 3전 전승의 KCC는 정규리그의 KCC와 다르다.
실제로 KCC는 DB와의 4강 플레이오프 시나리오를 천천히 쓰고 있다. 물론 DB의 전력 밸런스는 과거 ‘동부산성’ 시절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 이선 알바노, 디드릭 로슨, 강상재, 김종규 등으로 구성된 코어 전력은 모든 팀이 ‘가장 상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슈퍼팀’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현시점에선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것이 현장 반응이다.
더불어 KCC는 전신 현대 시절 포함 DB를 상대로 봄에 강했다. 그동안 4강 플레이오프와 파이널에서 5차례 만났고 2004-05시즌 파이널 2승 4패 제외 모두 승리했다.
또 KCC는 DB를 상대로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이겼다. 1998-99, 2008-09시즌 모두 승리했고 이때 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다. 그럼에도 SK가 봄에 KCC를 상대로 강했기에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처럼 KCC도 DB와의 매치업 전망이 밝은 건 당연한 일이다.
아직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가 끝나지 않았고 4강에 오른다고 해도 DB가 ‘탑독’인 건 부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잠실에서 보여준 ‘슈퍼팀’ KCC의 파괴력과 퍼포먼스라면 충분히 업셋을 기대할 수 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