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괴물 루키’ 투수 김택연이 53구 역투로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한 김택연을 두고 선발 보직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두산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의 올 시즌 보직을 두고 “선발 전환 계획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김택연은 4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회 말 구원 등판해 2.1이닝 53구 2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두산 선발 최준호는 1회 초 5득점 지원을 받았지만, 5대 1로 앞선 2회 말 흔들리는 팀 수비 아래 4실점 허용으로 끝내 동점을 내줬다.
두산 벤치는 이어진 2사 1, 3루 역전 위기에서 긴급하게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해 역전을 막았다.
김택연은 3회 말 2사 뒤 연속 볼넷 허용으로 2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김택연은 황영묵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5대 6 역전을 내줬다. 하지만, 김택연은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4회 초 허경민의 동점 적시타와 김재환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택연은 4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 뒤 안치홍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임종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면서 이닝을 실점 없이 매듭지었다.
두산은 5회 초 6득점 빅 이닝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김택연은 5회 말 수비를 앞두고 이병헌에게 공을 넘긴 뒤 등판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6회 초에도 2점을 더하면서 17대 8 대승을 완성했다. 김택연도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승엽 감독은 3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투수들이 많이 소모됐기에 휴식을 줘야 할 투수들이 많았다. 어쩔 수 없이 (김)택연이를 빨리 그리고 길게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 번째 투수로서 2이닝 정도는 갈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미리 얘기했었다. 어제 오늘 이틀 쉬면 회복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아무래도 데뷔 승을 거두면서 선수도 기분 좋게 더 의욕적으로 공을 던질 듯싶다. 자기 성적에서 ‘0’에서 ‘1’이라는 숫자가 생기니까 더 자기 성적을 지켜볼 거고, 욕심보다는 목표 아래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고 자기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택연은 구원 등판 뒤 하루 휴식을 취하고 오른 마운드 위에서 53구를 소화했다. 향후 롱 릴리프 혹은 선발 보직 전환을 염두에 둔 움직임일지 주목되는 분위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김택연이 짧게 끊어던지는 불펜 역할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이틀 전 등판 상황은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렇게 롱 릴리프로 길게 공을 던지는 상황은 많지 않을 듯싶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선발 전환 계획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최근 외국인 선발 듀오인 알칸타라와 브랜든의 동반 부상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감독도 불펜진 관리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선발 투수가 5회 이전에 내려오면 불펜진 과부하 현상이 당연히 생긴다. 선발 투수들은 항상 5이닝 이상 소화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 팀 상황상 불펜진이 뒤죽박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들이 더 힘을 내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시즌을 길게 보면서 불펜 투수들을 아껴야 한단 생각은 계속 한다. 휴식 기간과 투구 수 관리를 더 철저히 해줄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