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2024시즌을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었다. 원태인은 28경기에 나와 159.2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 3.66을 기록했다. 데뷔 첫 15승 달성은 물론 2017년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후 7년 만에 토종 선수 다승왕에 등극했다.
삼성 소속 선수로는 2021년 데이비드 뷰캐넌 이후 3년 만에, 국내 선수로 좁히면 2013년 배영수 이후 11년 만에 삼성 선수 다승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특히 8월 2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는 9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첫 완투승을 챙겼다.
이제 원태인의 시선은 가을야구 무대로 향하고 있다. 원태인의 두 번째 포스트시즌이다.
원태인의 데뷔 첫 포스트시즌은 아쉽게 끝났다. 2021년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에 구원으로 나왔으나 1.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의 기록만을 남겼다. 이보다 앞선 KT 위즈와 1위 결정전에 선발로 나왔으나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음에도 0-1로 석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때의 원태인이 아니다. 원태인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 중 한 명이며, 박진만 삼성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에이스다. 박 감독은 “원태인 선수는 올 시즌 많은 이닝을 던졌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 그런가, 지금 몸 상태가 최고조로 올라와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원태인은 “2021년도의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신감도 있고, 기대도 되고, 긴장감도 있다. 자기 전에도 생각을 한다. 2021년 가을야구는 지고 있는 상황에 나서 잠깐 던진 게 전부다. 지금은 다르다. 선발 등판, 마운드에 올라가 봐야 알겠지만 다른 긴장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제일 긴장됐던 경기가 2021년 타이브레이커랑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때다. 그 사이 국제 대회에 나서 큰 경기를 많이 소화했기에 준비 과정이나 부담감이 덜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몸을 끌어올려야 할지만 생각한다”라고 했다.
KT에 대한 복수심은 없을까. 만약 2021년 타이브레이커에서 삼성이 승리했다면 한국시리즈 진출 팀은 KT가 아닌 삼성이었다. “우리에게 아픔을 줬으니까 한 번 더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입을 연 원태인은 “하지만 내가 만나고 싶다고 만나는 게 아니다. 어느 팀을 원하고, 기다리는 건 없다. 우리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1차전 또는 2차전, 언제 나갈지 모르지만 그 경기에 모든 걸 맞추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후반기 좋은 피칭을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만원 관중의 응원 덕분이다. 멘탈이 무너지지 않고, 잘 던졌다. 이제는 내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후반기 경험을 토대로 홈에서 잘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
